2000년 전 피자 발견? 폼페이 유적에서 유사 벽화 발굴
2023.06.28 15:58
수정 : 2023.06.28 15: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약 2000년 전에 화산재에 파묻힌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에서 이탈리아 전통음식 ‘피자’와 유사한 음식을 그린 그림이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당시에 로마에서 토마토조차 구할 수 없었다며 피자와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라고 추정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문화부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폼페이 도시 유적의 최신 발굴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부는 최근 도시 유적 조사 결과 피자와 비슷한 음식이 그려진 벽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벽화는 19세기에 부분적으로 발굴됐다가 이후 발굴이 중단된 폼페이 중앙 구역의 한 건물에서 발견되었다. 해당 구역의 발굴은 지난 1월에 재개되었으며 벽화는 벽에 바른 회반죽에 안료를 넣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전문가들은 건물 오븐 옆 작업공간에서 지난 몇 주 사이에 세 명의 유골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벽화에는 둥글고 납작한 빵이 와인잔 옆에 놓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문화부는 그림 속 빵이 "현대 요리(피자)의 먼 친척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폼페이는 이탈리아 피자의 본고장인 나폴리와 23㎞ 떨어져 있다.
다만 고고학자들은 당시 로마에서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대적인 피자보다는 둥근 포카차 빵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토마토가 미주 대륙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시기는 16세기로 추정된다. 지금 볼 수 있는 피자는 1700년대 나폴리에서 모차렐라 치즈가 추가되면서 탄생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포카차 빵에 향신료 등을 얹은 뒤 그림에 나온 석류와 대추야자 같은 과일과 곁들여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가브리엘 주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 공원장은 그림에서 "검소하고 소박한 식사와 은쟁반의 고급스러움이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대조를 언급하며 피자 역시 이탈리아 빈민의 음식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요리로 변신, 지금은 고급 식당에서도 팔린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