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전기로 車강판 상용화 박차

      2023.06.28 15:47   수정 : 2023.06.29 11: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이 전기로에서 생산한 1.0GPa(기가파스칼)급 고강도 자동차 강판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 개발은 세계 최초다. 머지않아 양산에 들어가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는 물론 다양한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에 적용될 전망이다.

이같은 성과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5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직접 찾아간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정 회장은 우리의 기술로 가장 앞서가는 미래 자동차강판을 만들어달라고 독려하며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현대제철이 의미있는 밑거름"이라고 했다.

올해 창사 70년을 맞은 현대제철은 철(steel)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세계 첫 '1기가급 전기로 고강도 강판' 시험 생산 성공


28일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1단계로 1500억원을 투자해 당진제철소 전기로에서 1.0GPa급 고강도 자동차강판 등 저탄소 철강재 양산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최근 1.0GPa(기가파스칼)급 고급 판재 시험 생산과 자동차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로 1.0GPa 강판은 자동차의 하단 뼈대중 하나인 리어·프론트 로어암, 트레일링암 등의 부품으로 사용된다. 1GPa는 1㎟ 면적당 100㎏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자동차소재 전문 일관제철소로 자동차강판 분야 수직계열화를 빠르게 이뤄냈다. 현재 생산능력은 자동차강판, 고탄소강 등 1200만t 규모다. 고로에서 첫 쇳물을 생산하지 13년째인 현대제철은 현대차에 특화된 강판 개발에 주력했다. 탄소중립 요구가 확대되면서 저탄소 고급 판재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온 첫 작품이 '전기로 1.0GPa급 판재'다.

이는 현대제철의 저탄소 로드맵과 연관된다. 1단계(2025년까지 1500억원) 투자에 이어 2단계 투자로 신(新) 전기로를 구축한다. 이렇게 두 단계로 2030년까지 저탄소 제품 공급체계 500만t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탄소 배출량은 40% 이상 낮출 수 있다.

현대제철=현대차의 힘, '세계 최초' 3종 전기차 강판


자동차의 진화는 소재의 혁신과 같이 움직인다. 차량은 대형화, 플랫폼화, 지능화되고 소재는 초고강도·경량화가 요구된다. 물성, 경제성 등을 감안하면 미래 모빌리티에도 '철'이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제철 연구소 관계자는"미래 친환경차의 핵심 중 하나는 경량화와 탑승객 안전을 확보하는 고강도강"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이 개발 또는 상용화한 자동차 강판은 크게 세가지다. 전기로 1.0GPa 강판을 비롯해 △1.5GPa급 MS(Martensitic)강판 △1.8GPa급 초고강도 핫스탬핑 강판이다. 모두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기차용 강재 기술 개발과 제품 공급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차용 1.5GPa급 MS강판은 지난해 개발, 현대차·기아차에 연내 적용된다. 전기차 배터리 무게로 충돌시 충격이 커지는 문제를 완화하는 고강도 차체 소재로 개발된 제품이다. 기존 제품보다 평탄도, 내균열성이 대폭 강화됐다. MS는 철의 구조상 가장 강한 강도를 가진 미세조직으로 급속 냉각해 만들어진다.

자동차용 1.5GPa MS강판은 그간 유럽, 미주 철강사들이 독점해왔다. 급속냉각 과정에 평탄도가 떨어지고 수소 침투로 균열돼 품질 확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자동차 소재로 상용화된 것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의 강종 승인을 완료하고 부품화를 위한 평가가 진행 중"이라 며 "전기차의 배터리 케이스 및 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높은 인장강도와 경량화가 강점인 철강재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보다 인장 강도는 20% 높고 부품 무게를 10% 낮출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차량 무게를 가볍게 하고 충돌시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차량의 옆구리인 센터필러 아우터 보강재로 사용된다. 지난해 현대차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세계 처음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 G90에 적용 중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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