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ECB 등 중앙은행 총재들 "금리, 계속 오른다"
2023.06.29 03:49
수정 : 2023.06.29 03:49기사원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이 28일(이하 현지시간)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하고 있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시장의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월 의장, 라가르드 총재 등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주최 통화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경기침체보다 물가 잡는 것이 더 중요
최근 전격적인 0.5%p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앤드류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를 비롯한 이들 중앙은행 총재는 한 목소리를 냈다.
경기침체가 뒤따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끌어내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파월은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긴축 기조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경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팍팍한 노동수급에 따른 임금 인상 압력이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발언 전 74% 수준이었던 선물 시장의 다음달 연준 추가 금리인상 예상은 발언 뒤 82%로 치솟았다.
픽텍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 프레드릭 듀크로쳇은 중앙은행 총재들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완만한 정도의 경기침체는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F는 금융위기 경고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그러나 이날 이전과 다른 입장을 내놨다.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고피나트 부총재는 이날은 방점을 다른 곳에 찍었다.
그는 고금리로 인해 시스템 금융위기가 촉발되면 각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고강도 금리인상이 금융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앞서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역은행들은 연준의 고금리에 따른 보유 채권 평가가치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그렇지만 중앙은행 총재들이 이날 추가 금리인상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내 두어 차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개월 간 우려와 달리 고금리 속에도 경제 흐름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것으로 확인된데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수급이 팍팍하고, 임금이 계속해서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일반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지만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파월은 미국에서 실업자 1명당 선택 가능한 일자리는 1.7개라면서 임금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포럼을 주최한 라가르드 ECB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하강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우려했다.
베일리 BOE 총재는 수개월 안에 일반 인플레이션은 큰 폭으로 내리겠지만 근원물가지수는 '훨씬 더 끈끈하게' 붙어 좀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