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은 한일관계, 통화스와프도 8년 만에 재개
2023.06.29 17:08
수정 : 2023.06.29 17:08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한국과 일본이 8년 만에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체결 규모는 미국 달러 기준 100억달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29일 도쿄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에 합의했다.
통화스와프는 비상 상황에서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약속한 환율대로 상대방 통화나 달러를 빌릴 수 있는 협정이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한국 원화를 일본이 가진 달러화로, 일본 엔화를 한국이 가진 달러화로 교환하는 '달러 베이스' 방식이다. 비상시 일본에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올 수 있게 된다. 시장의 불안을 사전에 막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도 장점이다.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 규모는 100억달러로 8년 만의 양국간 금융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로 시작해 2011년 말 규모가 700억달러까지 늘었다. 이후 한·일관계가 냉각되면서 2015년 2월부터 중단된 상태였다. 최근 한·일 셔틀외교(양 정상이 번갈아가며 방문) 재개로 양국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8년 만에 통화스와프도 복원된 된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미·일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외환, 금융 분야에서 확고한 연대와 협력의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자유 시장경제 선진국 간의 외환 유동성 안전망이 우리 금융·외환시장까지 확대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양국은 세계 경제 등 여러 과제에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했다.
양국은 국제금융 의제와 제3국 인프라 공동진출,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등 역내 금융안전망 관련 협력, 금융·조세 협력 방안 등도 함께 논의했다.
한편 한·일 양국의 재무장관 회의 개최는 2016년 8월 유일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만난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 회의는 2017년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단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