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척에 1600억원'..초대형 유조선 몸값 14년 만에 최고치

      2023.06.30 14:50   수정 : 2023.06.30 14: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러·우전쟁 여파로 유류 노선이 길어지면서 탱커(유조선)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상당수의 노후선 교체 발주도 예측돼 유조선 시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VLCC(초대형 유조선) 신조선가는 2009년 8월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2만DWT급 VLCC의 신조선가는 이달 초 1억2286만달러였던 것에서 현재 1억2461만 달러로 증가했다. VLCC는 20만~32만t의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유조선 가치가 높아진 것에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에서 빠져나온 뒤 원유 수요가 증가한 것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중국 수요에 힘입어 VLCC 스팟 운임은 6월 초 하루당 2만2358달러에서 현재 7만4768달러로 약 246% 증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달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81만 배럴(bpd)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류 운송 노선이 길어진 점도 영향을 줬다. 유럽연합(EU)이 주요 원유 수출국이었던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면서 더 긴 항로를 거쳐야 하는 중동 및 미국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원유 수송이 장거리일수록 한꺼번에 많은 양을 실어 나르는 것이 경제적이기에 적재용량이 큰 VLCC가 선호된다.

중고 유조선의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시황 강세를 보였던 컨테이너선에 발주가 집중되면서 유조선 신조선 발주는 뜸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앞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가 늘면서 더 많은 유조선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건조한 지 5년이 지난 중고 VLCC의 가격은 올해 초 1억달러를 돌파해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조선업계는 유조선 업황이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수요가 나올 것으로 보여 유조선 업황은 긍정적"이라며 "최근 중국 조선사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수주하고 있지만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LNG선 등 더 큰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탱커 수주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발주된 VLCC 12대 중 절반은 중국이 제작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은 주문량의 33%를 가져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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