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바그너그룹에 "벨라루스군 교관 돼 달라"...프리고진 행방은 오리무중
2023.07.02 03:49
수정 : 2023.07.02 03:49기사원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에 벨라루스군 교관이 돼 줄 것을 요청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벨라루스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바그너 그룹을 교관으로 초청했다.
루카셴코는 "불행히도 그들은 지금 여기 없다"면서 "이미 그들에게 밝힌 바 있지만 바그너 교관들이 벨라루스에 와서 그들의 전투 경험을 전수한다면 그 가르침을 기꺼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는 지난달 24일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가 무장봉기를 일으켜 모스크바로 진격할 때 중재에 나서 쿠데타를 곧바로 끝나게 만든 바 있다.
프로고진의 바그너 그룹은 당시 러시아 남부군관구가 있는 도시 2곳의 군시설을 장악하고 모스크바로 병력을 이동 중이었다.
루카셴코의 중재에 따른 합의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가기로 했고,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 군 또는 법집행당국에 배속되거나 용병을 그만두고 귀향, 벨라루스행 등 4가지 선택권을 부여받았다.
루카셴코는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자신은 바그너 그룹 용병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그들과는 오랫동안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전세계에서 일반적인 문명을 건설하기 위해 싸웠던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루카셴코는 "서방은 그들을 뼛속까지 싫어한다"고 말해 바그너를 둘러싼 잔혹한 전쟁범죄 얘기가 그저 서방의 누명이라는 주장을 에둘러 내놨다.
그는 서방이 대화로 문제를 풀려 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했다.
루카셴코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세계적인 군-정치 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서방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폴란드를 급속하게 무장시키고 있다"면서 서방이 폴란드를 벨라루스, 러시아에 대항한 '대리 훈련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벨라루스로 간다고 알려졌던 프리고진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모스크바 회군 결정 뒤 러시아 남부군관구 사령부가 있는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는 것이 목격된 이후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이틀 뒤인 26일 자신이 왜 회군했는지를 설명하는 음성 메시지만 소셜미디어에 올렸을 뿐이다.
루카셴코는 프리고진이 27일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지만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어떤 사진도, 동영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프리고진과 연관이 있는 비행기 2대가 27일 오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외곽 공군기지에 착륙한 것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된 것만이 유일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