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코스닥 가야지" 코넥스 절반은 '실패'
2023.07.02 19:40
수정 : 2023.07.02 19:40기사원문
2일 파이낸셜뉴스가 코넥스협회와 공동으로 코넥스 상장사 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6.7%(26곳)가 코넥스 상장 후 5년 안에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목표로 했다. 설문조사 대상기업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0곳은 2019년 이전에 코넥스에 상장했다.
상당수 기업이 '5년 이내 코스닥 이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전체 코넥스 상장사 126곳 가운데 5년 이상 코넥스에 머무르고 있는 기업이 62.7%(79곳)에 이른다. 코넥스가 창설된 2013년부터 10년 동안 코넥스를 떠나지 못한 기업도 10곳이나 된다. '1호 상장사'로 이름을 올렸던 대주이엔티, 렌딩머신(옛 옐로페이), 태양기계, 큐러블(옛 에스엔피제네틱스) 4개 기업까지 남아 있는 상태다.
이전상장에 성공하는 기업들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코스닥으로 이사간 기업은 6곳에 불과하다. 2021년 10곳, 2019년 9곳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이전상장한 기업은 4곳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코넥스 출신도 미미한 형편이다. 코스닥 전체 상장사(1553곳) 가운데 코넥스에서 이사온 기업은 90곳(5.8%)이다.
초기·중소기업 전용시장으로서 코스닥시장 입성을 돕는 역할을 추구하고 있지만 정작 코넥스 기업들은 코스닥 입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설문조사 대상기업의 60.0%(18곳)가 "이전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한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투자했던 기업이 코스닥 직상장은 무리라고 판단, 코넥스를 거쳐가는 방법을 추진했다"며 "코스닥 입성을 수년째 준비하고 있지만 실적 등의 이유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넥스시장의 본역할은 코스닥으로 직상장하기 어려운 기업들을 키워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성장성이나 매력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코넥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