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생산 축소… 부품업체 타격
2023.07.03 18:16
수정 : 2023.07.03 18:16기사원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이하 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애플의 팀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5일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은 약 7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개발자를 투입해 비전프로를 개발했다. 쿡은 해당 제품이 '공간 컴퓨팅 플랫폼'이라며 아이폰 이후 가장 새로운 기기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비전프로의 가격을 3499달러(약 457만원)로 책정하였으며 이는 경쟁사인 메타가 같은달 선보인 MR헤드셋 '퀘스트3'의 가격(499달러)에 비하면 약 7배 비싸다. 애플은 비전프로를 2024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출시 이후 1년 동안 목표 판매량이 100만대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애플이 생산 목표를 낮춘 가장 큰 이유로 부품 수급 문제를 꼽았다. 비전프로는 기기 내부에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장착하고 있다. 2명의 관계자는 지난달 시연 당시 등장한 시제품의 경우 소니와 대만 TSMC에서 마이크로 OLED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애플이 비전프로에 사용할 무결점 마이크로 OLED의 생산 수율에 불만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 IT 컨설팅업체인 D2D어드바이저리의 제이 골드버그 창업자는 비전프로의 비싼 가격을 지적하며 이미 애플 역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서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버그는 "비전프로에는 많은 기술이 들어가며 애플 또한 생산량 확대에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도 문제다. 관계자들은 애플이 벌써부터 보다 저렴한 제품을 포함한 차세대 비전프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FT는 애플이 차세대 헤드셋에서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의 삼성 및 LG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같은 기술도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계자 2명에 따르면 애플은 비전프로보다 저가형 모델에도 마이크로 OLED를 사용하겠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생산 목표를 줄일 경우 관련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익명의 관계자는 럭스쉐어가 이미 연간 1800만대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