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부자들’ 주목하는 해외채권… 가격 쌀 때 씨뿌리듯 투자"

      2023.07.04 18:42   수정 : 2023.07.04 18:42기사원문
"'찐리치(진짜 부자)'들은 해외채권을 산다."

자문을 통해 안전하게 재단 등 대형 자금의 운용 및 관리를 돕고 있는 박종철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사진)의 인사이트(Insight)다.

해외채권 투자는 동일한 리스크(위험) 대비 금리가 높고, 달러 등 우량 통화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찐리치'의 특성상 가족 가운데 유학생이나 해외 거주자가 많아 달러 송금 수요가 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박 상무는 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대한민국의 채권은 글로벌에서 비중이 2%도 안 되지만 국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높다"고 전했다.


국내채권보다 해외채권이 같은 등급 대비 수익률(yield)이 높다. 또 국내 은행채는 사고 팔 때 스프레드(가산금리)가 크지만 해외채권의 거래수수료는 낮다. 유동성 확보도 해외채권은 매도 후 3영업일 이후면 가능하다.

박 상무는 자산배분의 첫 번째 원칙인 '통화 분산' 차원에서도 해외채권이 적합한다고 판단했다. 환율 변동의 위험에 노출된 환 노출 조건부다. 실제로 그의 고객 대부분은 환 헤지를 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은 오는 4·4분기, 미국은 2024년 초 금리인하 전망이 나오는 만큼 미국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장단기 바벨전략을 추천한다"면서도 "지금부터 가격이 많이 조정된 우량채권을 씨앗을 뿌리듯 투자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바벨전략은 고금리 캐리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단기물과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가격차가 큰 장기물을 함께 가져가는 투자기법이다.

박 상무는 "지난해 10월 용기를 내서 채권을 산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높지 않을 것이다. 채권가격이 오르지 않아 채권수익률에 의문을 가진 투자자들도 있다. 조바심이 나는 타이밍"이라며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한두 번은 맞는 것처럼 지금은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5월까지 15조9821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7380억원)에 비해 약 5배가 늘었다. 업계에선 올해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로 내년 말까지 채권 매매차익 비과세 기간이 연장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외채권 투자대상으로는 우량등급을 추천했다. 어떤 이벤트에도 해외채권이 '휴지(가치 상실)'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일드 채권(고수익·고위험)은 전문적인 운용이 필요하므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주식은 K-배터리와 미국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압축, 조정시 매수를 조언했다. 턴어라운드와 실적 성장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주목되는 분야라는 이유다. 개별 대응이 어렵다면 주도주 순환매 대응이 유연한 자문형랩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석유(원유), 천연가스, 구리, 산업금속 등도 올해 하반기 플러스 수익률을 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상반기 변동성 장세로 가격 레벨이 낮아졌고, 빈번한 숏 커버링(매도청산) 출회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포트폴리오는 국내외 국채 및 우량 회사채에 60%를 투자, 안정적인 인컴수익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하반기 증시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20~30%는 주식형, 리스크 분산 및 투자 기회 확대 차원에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대체투자 상품에 10% 투자를 추천했다.


박 상무는 "자산가들도 실제 액션을 취하는데 신중해진 시장이다. 기회를 놓치더라도 지켜보는 등 목돈을 베팅하지 않는 시기"라며 "가격이 낮아져도 계속 이자가 나와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채권의 장점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채권은 팔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는 롱 듀레이션(잔존만기) 투자전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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