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넘어 다양한 해답 찾는 변호사 될 것"
2023.07.05 18:45
수정 : 2023.07.06 09:57기사원문
아기욕조에서 기준치의 600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제조사와 유통사를 상대로 무료 공익소송에 나서며 이름을 알린 이승익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34·변호사시험 6회·사진)는 5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사건 해결에 있어 비법률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적 쟁점뿐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설득과 협상의 과정, 절차와 방법을 아우르는 비법률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사건 해결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런 신념은 아기욕조 사건에서도 빛을 발했다.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이 변호사는 곧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 변호사의 판단은 적중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제조사·유통사가 연대책임을 지고 소비자에게 배상하도록 조정 결정을 내리면서 조정을 신청한 이들 중 2590명이 가구당 5만원씩 위자료를 받았다. 집단분쟁조정 성립 최초 사례다.
이 변호사는 "한 사건에서는 한 분야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려면 여러 가지 분야를 알아야 큰 그림을 그리고,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추진하는 건설 부동산 사업에 있어 법률적 자문뿐만 아니라 부지 확보와 관할구청 인허가, 이해관계인들과의 합의 등 종합적인 절차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비법률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신념은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확고해졌다. 학부 때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3년간 인수합병(M&A)과 금융 분야에, 또 다른 3년간은 행정소송과 공정거래 소송에 집중했다.
실체 없는 112조원의 주식이 발행돼 실제 시장에서 거래됐던 '삼성증권 배당 사고'에서 증권사 직원들을 대리해 일부 무죄판결을 끌어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항공권의 판매 대리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도록 약관을 변경하자 문제를 제기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아냈다.
한 분야만 전문화하는 '전문화의 역설' 속에서 역설적으로 여러 분야에 대한 경험은 사건에 접근할 때보다 넓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바탕을 만들어줬다.
이 변호사는 "학부 때 '철학책 100권 읽기' 동아리에 들어가 철학책을 열심히 읽으며 세상은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일상에서 발생하는 일을 해결할 때 법률은 하나의 측면에 불과하고, 비법률적인 부분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의뢰인들에게도 법률적 측면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상황을 두루 예측하고 검토하여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최종 목표는 '큰 그림을 그려 사건 전체를 해결하는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초년차 때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의 지식이나 경험을 쌓아서 궁극적으로는 사건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