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출신 반도체 설계 전문가 영입
2023.07.06 17:19
수정 : 2023.07.06 17: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애플 출신의 시스템온칩(SoC) 설계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미래 첨단산업에 필수 탑재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애플 출신 설계 전문가 영입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지난 달 니라즈 파리크(
사진)씨를 상무급으로 영입했다.
파리크 상무는 지난 2008년 미국 브로드컴을 거쳐 2012~2017년까지 5년여간 애플에서 근무했다. 아이폰·맥북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되는 A칩·M칩 등 SoC 설계 업무를 맡았다. 또 2017년부터 2년여간 테슬라에서 차량용 자율주행용 SoC 설계에 참여했고, 2019년부터 4년여간 고성능컴퓨팅(HPC)·AI용 SoC 설계를 주도했다. SoC는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등 전체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담은 반도체로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에 필수 탑재된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포석
삼성전자는 최근 칩 설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사 출신 인재를 집중 영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목표로 하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뿐 아니라 칩 설계 부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퀄컴에서 영입한 최원준 부사장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내 반도체 구조 설계를 담당하는 AP솔루션 개발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애플에서 12년여간 아이폰·아이패드용 중앙처리장치(CPU) 칩 설계 업무를 맡았던 이종석 상무는 AP솔루션 개발팀 산하 AP 아키텍처그룹의 그룹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AMD에서 CPU 개발을 주도한 라흘 툴리 수석 개발자는 삼성전자에서 CPU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슈퍼컴퓨터 분야 설계 전문가인 인텔 출신 로버트 비스니예프스키는 삼성전자 신임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현재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산하 미국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퀄컴에서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맡은 베니 카티비안 전 퀄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삼성전자 삼성오스틴연구센터(SARC) 및 어드밴스드컴퓨팅랩(ACL) 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인텔에서 극자외선(EUV)을 연구한 이상훈 부사장의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역량 강화 업무를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악화 여파로 대규모 감원 행렬에 나서는 사이 삼성전자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인재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며 "우수인력 확보 여부에 따라 중장기 기업 경쟁력이 갈린다는 판단 아래 비교적 취약한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