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대장동 배임' 재판서 일정 둘러싸고 檢과 줄다리기
2023.07.06 17:03
수정 : 2023.07.06 17: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향후 재판 일정을 둘러싸고 검찰과 줄다리기를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원활한 진행을 위한 입장과 증거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장은 책 한 권 분량에다 증거기록도 방대하고 기록 목록을 통해 참고인 등을 체크해 봤더니 대장동·위례·성남FC 사건을 합하면 350명 정도"라며 "처음에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더라도 서증에 대한 변호인 이해가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서증조사를 하는 게 심리 자체도 충실히 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재판 일정에 여유가 필요하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검찰은 "이 정도의 기록량이나 증인이 필요한 사건이 없지는 않다"며 "그런데 다른 사건들과 달리 재판이 길어지고 지연되는 게 국민들이 보기에 재판이 공정한지, 피고인이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닌지 싶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변호인 측은 "재벌총수가 속한 기업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라며 "그 사건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 경영 위해서라도 모든 자원과 물량 동원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검찰의 주장이 이 대표의 재판 여건과는 다르다는 취지다.
결국 재판부는 "협의해 보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어 오는 20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0~2018년 성남시장으로 재직 당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7886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측근을 통해 민간업자에게 내부 정보를 알려줘 부당 이득 211억원을 챙기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성남FC와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이 대표가 정치적 이익 등을 위해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