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에 14년 만에 영업익 최저…바닥은 찍었다(종합)

      2023.07.07 10:06   수정 : 2023.07.07 1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업황 침체 장기화가 뼈아팠다. 2·4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만 3~4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메모리 업계의 대규모 감산 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이 바닥을 찍고 3·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2·4분기 연결 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74%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4분기 영업손실 7400억원을 기록한 뒤 14년여 만에 최저치다. 지난 1·4분기(6400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하회했다.

반도체 업황 불황 직격탄
삼성전자 실적 악화는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에선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는 반도체 사업에서만 3~4조원대의 분기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램·낸드플래시 등 유례없는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메모리 제품의 가격 하락, 재고 소진 지연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올해 1·4분기도 4조 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실적도 전분기 대비 다소 뒷걸음질 친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 침체·고물가 여파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난 가운데 지난 1·4분기 플래그십(최상위)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반감된 영향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부문별 영업이익을 DS 부문 마이너스(-)3조 3000억원, MX 2조 7000억원, 디스플레이(7000억원), 가전(CE) 500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바닥 찍고 하반기 반등

업계는 삼성전자가 2·4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 로이터통신이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스마트에스티메이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추정한 삼성전자 2·4분기 영업이익은 5550억원으로, 실제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웃돌았다.

반도체 사업은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3·4분기부터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평균 13∼18% 떨어진 것으로 봤는데, 3·4분기에는 낙폭이 크게 줄어 0~5%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4분기 D램 출하량 증가 등에 DS 부문 영업손실 폭도 1·4분기보다 줄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3·4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하락 본격화가 예상된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는 이미 저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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