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선, LNG선 주문량 넘었다..이유 알고보니
2023.07.10 06:00
수정 : 2023.07.1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해상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보다 탄소배출이 적은 메탄올선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등 기술에서 앞서고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 6월 발주 물량 53% 차지
10일 노르웨이선급(DNV)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신조선 발주 중 메탄올을 추진 연료로 하는 선박 발주가 늘면서 LNG 추진선 발주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체연료 추진선은 총 55척이 발주된 가운데 메탄올 연료 사용 선박은 29척, LNG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26척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중연료선박은 128척 발주됐는데, 컨테이너선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의 노후 선박으로는 탄소배출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선주들이 친환경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메탄올 이중연료선 발주의 80%는 컨테이너선으로 현재까지 100척 이상이 계약됐다. DNV는 탄소 배출이 적은 미래 연료에 대한 수요를 고려하면 향후 컨테이너선에서 메탄올이 차지하는 비율은 90%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탄올선 수요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가 있다. 올해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를 적용시켰다.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운항을 제한한다. EEXI는 목표 감축률을 2024년까지 약 20%, 2025년 이후부터는 약 30%로 설정했다.
LNG보다 탄소배출 적고, 운송·저장 용이
메탄올은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LNG보다도 탄소배출량이 적다는 것이 강점이다. 운송 시 냉각이나 고압 유지가 불필요해 초기 설비투자 비용도 낮다. LNG는 저장을 위해 영하 162도의 극저온 저장 창고가 필요하지만 메탄올은 상온 저장·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 선박유와 비교했을 때도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온실가스 25%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메탄올 추진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시장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탄올 추진선의 핵심인 엔진 기술력에서 한국은 월등히 앞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별도의 엔진사업부를 가지고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이중연료 엔진을 생산 중이다. 이를 토대로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초로 대형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추진 엔진을 탑재한 바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메탄올 연료 선박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유럽, 미국 등에서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메탄올선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메탄올 추진선의 글로벌 발주 물량 50% 이상을 국내 조선소가 수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