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돌발 '응급상황'...알고 대비해야 안전한 휴가
2023.07.12 05:00
수정 : 2023.07.12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야외 활동이 늘고 있다. 야외 활동 증가와 함께 휴가지에서 갑작스럽게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늘고 있어 기초 응급처치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체 응급구조 건수는 약 80만회였는데,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여름철에 약 40%가 몰렸다.
의료기관과 멀리 떨어진 휴가지라고 해도 응급처치만 잘 한다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응급처치를 통해 시간을 벌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면 여름 휴가철 맞이하게 되는 대표적인 응급 상황으로는 골절상, 출혈, 화상, 온열질환, 심정지 등이 있다.
골절은 부목, 출혈은 지혈, 화상은 잘 식혀줘야
여름 휴가 때에는 산과 계곡, 바닷가 등에서 미끄러지며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손이나 다리, 팔 등 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 부위도 다양하다. 외상을 입었을 때 통증 부위를 가볍게 눌러도 아프고 부어오른다면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경우 골절 부위를 나뭇가지나 단단한 물건으로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혈이 발생하면 우선 출현 부위를 깨끗한 물이나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씻고, 수건이나 거즈를 사용해 압박해 지혈을 해야 한다. 상처 부위를 압박해 지혈을 하려면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묶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출혈량이 많고 10분 이상 지속되고 선홍색 피가 난다면 동맥을 다쳤을 수 있기 때문에 119에 구조를 요청하거나 병원으로 가야 한다.
휴가지에서 요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상황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 화상은 1~4도 화상으로 구분된다. 피부가 빨갛게 되는 것을 1도 화상, 물집이 생기면서 붓는 것을 2도 화상, 화상 부위가 흰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3도 화상이라고 한다. 4도 화상은 근육, 신경, 뼈조직이 손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2도 화상 이상의 화상이라면 상처를 10분 이상 식혀야 하고, 옷이 상처와 달라붙지 않도록 하고, 만약 화상 부위가 옷과 붙는다면 무리하게 떼내서는 안된다. 2도 화상부터는 2차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식힌 화상 부위를 깨끗한 천으로 감싸는 것이 좋고, 화상 부위를 가급적 높에 유지하며 병원으로 가야 한다.
목숨 잃을 수 있는 열사병·심정지 상황 대비해야
더운 여름철 그늘이 없는 곳에서 있다보면 어지럼증을 느끼며 온열질환을 겪기 쉽다.
특히 높은 온도에 열 발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고체온 상대가 지속돼 발생하는 열사병은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사망할 수도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온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사병은 체온이 37~40도까지 이르는 상태고 열사병은 체온 40도를 넘겨 신체의 체온조절 기능이 마비되는 상태다. 더운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무력감이나 어지러움이 느껴지거나 메슥거림(구역), 구토, 두통, 졸림, 혼동상태, 근육떨림, 평형장애가 나타난다면 열사병의 전조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더운 날 장기간 야외 활동을 하다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수분을 보충하고 옷을 벗어 체온을 낮춰야 한다. 의식이 희미해지는 경우 열사병이고, 심각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즉시 응급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열사병으로 의식을 없을 때는 질식 위험이 있어 물을 먹이는 것도 삼가야 한다.
물놀이를 하다 물에 빠져 호흡곤란이나 심정지가 온다면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심폐소생술만 정확하게 잘 해도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심폐소생술은 평평한 곳에 환자를 눕히고 머리를 젖쳐 턱을 올려 기도를 확보하고 환자의 어깨 위치 옆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1세트로 지속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은 정지된 심장이 회복될 때까지 뇌와 심장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것으로 골든타임은 약 4분 정도다. 호흡이 멎고 4분 정도 지나면 뇌에 심각한 손상이 올 수 있다. 심정지 상황에서 당황해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면 몇 분 만에 환자의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심폐소생술 절차를 잘 익혀둬야 한다.
이혁호 인천힘찬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휴가 전 여행지의 기후, 환경, 가까운 의료기관의 위치와 연락처를 잘 파악해두고, 구급약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응급 상황에서 큰 병원만 찾을 것이 아니라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