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하늘이 뚫렸다… 시간당 70㎜ '물폭탄'에 곳곳 침수

      2023.07.11 20:53   수정 : 2023.07.11 20:53기사원문
서울 지역에 11일 쏟아진 집중호우로 사상 처음으로 '극한호우'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께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일대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15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내리면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고 있다.

이런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지난해 8월 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를 계기로 도입됐고, 이번에 처음 발송됐다.

폭우피해도 이어졌다.
서울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한때 서울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집중호우로 인해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의 열차 양방향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방향 진입 연결로가 침수돼 통제됐고, 동부간선로 등도 침수로 인해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서울시는 평소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던 지하철·버스 퇴근 집중배차 시간대를 30분 연장했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 앱 등을 통해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시민에게 전파해 퇴근길 불편 최소화에 나섰다. 일부 지역에선 거주지 침수까지 발생해 주민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집중호우로 인해 지하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 등이 침수되기도 했다.

전국에서 크고 작은 시설물과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인천에선 시간당 최대 68㎜의 비가 쏟아지며 건물과 도로 곳곳에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남동구 만수동에서는 상가건물 지하에 있는 마트와 창고가 빗물에 잠겼다. 서구 백석동에선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단지 내 통행로 일부가 침수되면서 입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선제 가동하고, 반지하주택 수방자재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지시사항을 31개 시군에 통보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경기도 남부지역에 이날 시간당 최고 6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여주에서는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발령했다. 시간당 최대 70㎜의 폭우가 내린 강원 원주에서는 주택과 도로의 침수피해 신고 10여건이 접수됐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불어난 물에 60~70대 여성 3명이 고립된 후 2명은 대피했으나, 60대 여성 1명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대구에서는 남성동의 한 옷매장이 오후에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하수구 역류로 인한 도로 침수도 있었다. 곳곳에서는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통행이 한때 제한되기도 했다.

시간당 최대 51㎜의 비가 쏟아진 광주에서는 북구 한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천장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아파트 출입구 천장의 철제 구조물이 낙하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올여름 장마가 아직 초입 단계인 가운데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우려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최재성 윤홍집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