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 불려간 것처럼 왜 굽신대냐” 비판에 中은 ‘옐런 편들기’

      2023.07.12 13:40   수정 : 2023.07.12 13: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만났을 때 허리를 굽혀 인사한 장면을 두고 미국 보수층서 비난 여론이 나왔다.

옐런 허리 굽혀 인사하자 美보수들 '맹비난'

11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지난 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허 부총리를 만나 악수를 하면서 세 차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당시 허 부총리는 고개를 세운 채 악수하며 옐런 장관을 맞았다.



이 장면은 미국에서 논란이 됐다. 미 보수성향 매체인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 등은 옐런 장관이 인사하는 모습을 두고 “외교적 실수다” “의전상 잘못이다”라고 꼬집었다.


옐런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던 허 부총리가 뒤로 살짝 물러나는 모습을 부각하며, 그가 옐런 장관에게 고개를 숙일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참모였던 브래들리 블레이크먼은 지난 8일 보수 대중지 뉴욕포스트에 “미국 관리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지 않는다”며 “마치 교장실에 불려간 것처럼 보였는데, 그것은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을 대할 때 머리를 숙여서는 안 된다”며 “그러나 이 행정부(바이든 행정부)는 우리의 나약함을 점점 더 드러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효과적인 지렛대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존 바라소 상원의원도 폭스에 “옐런 장관이 중국에서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는 게 당황스러웠다”며 “그것은 이 행정부를 상징한다”고 했다.

중국은 "겸손·예의 표한 것뿐" 옐런 옹호 나서

한편, 미국 내에서 벌어진 이같은 논란에 중국 매체들은 옐런 장관의 행동을 두둔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까지 동원해 그를 옹호했다.

환구시보는 “옐런 장관의 과거 동영상을 보면 그것이 습관적인 동작임을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 여론의 알레르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옐런이 중국에 비굴하게 아첨했다고 생각할 만큼 순진한 중국인은 별로 없다. 많은 중국인은 옐런이 겸손과 예의를 표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그에게 가점이 될 뿐 아니라 미국과 미국 관리에 대한 중국 사회의 인식을 일정 부분 개선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지난 6일 베이징에 도착해 리창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류허 전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 당 위원회 서기 등과 잇달아 회담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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