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전세사기 주범...1심 징역 10년 선고 직후 실신
2023.07.12 16:17
수정 : 2023.07.12 16: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갭투자'를 통해 수백억원의 임차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 모녀 투기단' 주범인 모친 김모씨(58)가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선고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12일 오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58)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보증금 반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유감이지만 일부러 세입자를 속이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또 피해자들이 금융기관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금전을 일부 보전받았다는 점에서 이를 피해 금액에 산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편취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전세 사기는 서민층과 사회초년생 등 피해자 삶의 밑천을 대상으로 그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범행이라 죄질이 좋지 않다"며 "기망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 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가 경매에서 피해 금액 일부를 반환받았고, 김씨가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재판부 선고 직후 충격을 받은 듯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법정 경위가 김씨의 의식을 확인하고 연이어 "숨을 쉬라"며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이후 의식을 되찾은 김씨는 흐느끼며 휠체어를 타고 퇴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공형진 변호사는 "앞으로 엄벌하겠다는 일벌백계의 취지에서 판시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전세 보증금에 대한 회복이 제일 중요한데 현재 그러한 부분이 좀 보완은 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17년부터 두 딸의 명의로 서울 강서구 관악구 등 수도권 빌라 500여채를 전세를 끼고 사들인 뒤 세입자 85명에게 183억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분양대행업자와 공모해 임차인을 모집하고 분양 대금보다 비싼 전세 보증금을 받고 차액 일부를 리베이트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검찰의 보강수사로 김씨는 딸들과 함께 추가 기소돼 같은 법원 형사26단독 심리로 재판받고 있다. 추가된 혐의를 모두 합하면 피해자는 355명, 총피해 액수는 795억원에 달한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