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3개국 정상과 '세일즈 외교'…노광1위 ASML 투자요청

      2023.07.12 18:40   수정 : 2023.07.12 18:40기사원문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빌뉴스 시내의 한 식당에서 열린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오찬 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7.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한·루마니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7.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빌뉴스=뉴스1) 최동현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리에게 반도체 노광장비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한국 공장 투자를 강력 요청하고, 희토류·리튬·니켈 등 핵심광물 보유국인 스웨덴·포르투갈·핀란드와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는 등 '전방위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13개국 정상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며 이같은 경제 협력 성과들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1일 노르웨이·포르투갈·네덜란드·뉴질랜드·헝가리·루마니아·스웨덴 7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12일에는 영국·에스토니아·슬로바키아·일본·핀란드·리투아니아 등 6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을 하며 실질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오찬 회동에서 네덜란드 ASML의 아시아 노광장비(DUV) 제조 공장을 한국에 유치할 것을 제안하면서 현금 지원, 세액 공제, 입지 지원 등 확실한 투자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ASML의 한국 투자를 요청했다. 네덜란드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 세계 1위 기업으로, 현재 아시아 지역 노광장비 제조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또 윤 대통령은 전날 한-스웨덴, 한-포르투갈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한-핀란드 정상회담을 통해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강화 방안'을 끌어낼 예정이다. 이날 예정된 한-리투아니아 정상회담에서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 협력 방안'이 주요 안건에 상정된다.

최 수석은 "현재 폴란드와 헝가리에는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우리나라 3대 배터리 기업이 진출하여 유럽 전기차 산업의 심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기아차가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인 슬로바키아와도 오늘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3월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에 따른 후속 조치로 양국 경제 협력 활성화 방안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A그룹) 복원에 따른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대(對) 한국 투자 발표가 예정됐다.

최 수석은 "오늘 예정된 일본과의 정상회담에는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복원 조치로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의 리스크 요인이었던 수출 규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을 평가하고, 상호투자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만간 도레이첨단소재 등 일본 소부장 업체들의 대 한국 투자 계획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총 사업 규모가 약 1200조원으로 추산돼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포함해 네덜란드, 헝가리, 루마이나, 스웨덴, 루마니아 정상을 대상으로 한 '원전·방산·인프라 세일즈'에도 적극 나섰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네덜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정상에게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설명하며, 원전 협력을 제안했다"며 "오늘 예정된 정상회담 중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영국과 슬로바키아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협력 제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루마니아의 경우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2600억원 규모의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 제거설비 사업을 수주했는데, 향후 2조5000억원 규모의 원전 설비개선사업에서도 우리 업체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은 또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추진 중인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정상에게는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SMR을 홍보하고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며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운영을 앞두고 있는 핀란드와는 방폐장 관련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루마니아 정상회담에서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대통령에게 흑해 최대 항만인 '콘스탄차 항만 개발사업'에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최 수석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항이 봉쇄되면서 루마니아의 콘스탄차 항은 중·동부 유럽과 흑해를 연결하는 핵심 물류기지로 부상했다"며 "앞으로 해양수산부 등을 통해 동 프로젝트를 집중 관리하여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2~14일 폴란드를 공식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포함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폴란드 순방에는 구광모 LG 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89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사업 수주 기회를 모색한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 재건의 허브가 될 폴란드에서도 정상 간의 논의와 더불어 우리 기업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건설사 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건설을 이끌 IT 기업, EDCF 등 금융을 지원할 수출입은행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노르웨이 그린수소 인프라와 한국의 수소차 활용 기술을 결합한 상호 보완적 협력 확대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와의 탄소 포집·저장 기술 등 녹색협력 강화 △유럽의 첨단기술 공동 R&D 플랫폼인 유레카(EUREKA)에서 한국과의 협력 확대 등을 각 유럽 정상에 제안했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첨단산업 분야 핵심광물·소부장 공급망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진행된 양자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협력 의제들은 관련 부처,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팀 코리아 활동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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