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호 KIC 사장 "하반기 세계 경제 연착륙 가능성 높아..위험자산 단기 급락 제한적"
2023.07.13 11:31
수정 : 2023.07.13 11: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진승호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진 사장은 "지난해 급격한 긴축 통화 정책으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면서 "그러나 가계 및 기업 등 경제주체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심각한 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고금리 환경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경기가 어느 정도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나 △가벼운 침체로 지나가거나 △물가가 하락하면서 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이 안정화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해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경기는 둔화하면서 시장금리는 점차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진 사장은 예상했다.
이처럼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는 만큼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진 사장은 "다만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면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이에 지속적으로 실물경제 지표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그는 최근 금융시장 사이클이 짧아지고 진폭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 시점의 판단에 얽매이지 않고 추세 전환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IC는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률이 8.25%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개별 자산군별로 보면 주식이 14.39%, 채권이 1.87%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각각 -19.27%, -16.65%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진 사장은 주식 수익률 관련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긴축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물경제가 유지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줄었다”면서 “이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으로 타격을 입은 금융 섹터에는 벤치마크 대비 낮은 비중,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인 테크 주식에는 장기간 투자 비중을 확대해 온 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진 사장은 채권 수익률에 대해서는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그리고 시장금리의 완만한 하락이 채권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SVB 상황에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위험자산 시장이 빠르게 안정돼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한편 대체투자 수익률에 대해 진 사장은 "매년 연말에 자산 재평가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근 5년 연 환산 수익률 9.68%라는 양호한 장기성과를 기록하고 있음을 참고삼아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