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교체는 없다. 트레이드도 쉽지않다. LG는 ‘병일스쿨’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2023.07.13 15:29   수정 : 2023.07.13 16:08기사원문





[잠실 = 전상일 기자]함평에는 소위 ‘승락스쿨’이 있다.



손승락 감독이 부임해 선수들의 구속을 쑥쑥 끌어올리고 있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승락스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천에는 ‘병일스쿨’이 있다. 올 시즌 LG를 상징하는 말은 ‘뎁스’다. 그 뎁스를 만들어놓는데 1등공신이 황병일 감독이다. 지금 퓨처스에서 활약하는 10라운드 문성주를 ABC부터 만들어낸 것이 황 감독이다.

일단 야구계에서 LG의 대형 트레이드는 힘들다는 것이 정설이다. 줄 카드와 받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염경엽 감독이 용병교체는 없다고 선언했다. 물론, 향후에도 계속 상황은 주시해야겠지만, 현 상황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온 이상 전력보강을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일단 용병은 숨통이 트였다. 켈 리가 7월 12일 한화전에서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심의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고, 직구하고 커브가 주를 이루었다. 아직은 체인지업이라든가 커터가 예년만 못하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지만, 로테이션이 살아나면서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했다. 믿기로 했으면 믿어야 했다. LG의 후반기는 켈리, 플럿코가 1,2선발로 출격하고 그 뒤를 임찬규가 받친다.

이제 남아있는 과제는 4~5선발이다. 그리고 그 공은 황병일 감독에게 넘어갔다. 올 시즌 LG 염경엽 감독은 퓨처스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조금만 좋지않으면 선수들을 퓨처스로 내려보내고, 좋다는 선수는 최대한 중용한다. 등록 투수 35명 중 무려 28명이 1군 경기에 등판했다. 손주영, 임정우, 윤호솔, 김유영, 김주완, 조원태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말은 최대한 퓨처스의 자원을 활용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현재 황병일 감독은 김윤식의 재활 및 밸런스 조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30개부터 피칭을 시작해서 차츰 차츰 공 개수를 올린다. 일단 첫 번째 재활 등판은 매우 좋지 않았다. 5연타를 맞으며 5실점 했다. 하지만 어차피 시험등판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염 감독은 “김윤식은 완전 캠프 모드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민호도 재활군에서 8월에 퓨처스로 넘어온다. 이민호는 아직 공 만지지 않고, 몸 만들고 있다. 여기에서 또 작년과 같은 모습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에 한 명이 더 있다. 강효종이다. 강효종은 몸에 큰 이상은 없다. 무엇보다 강효종의 강점은 다양한 변화구 능력.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가 좋아 우투수이면서도 좌타자와 승부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포심의 제구만 되면 곧바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황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로 보고 계속 강효종의 멘탈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안타나 홈런을 맞아도 볼넷은 주지 말자”는 마음을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박명근도 재활이 끝나면 후반기 퓨처스에서 몇경기를 던지고 올라오기로 예정이 되어있다.





여기에 이주형의 2루수 전환 작업도 퓨처스에서 꾸준하게 해야하는 일이다. 어쨌든 1군은 신민재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급하지 않지만, 내년 시즌 1군에서 주전 경쟁을 할 선수로 만들어내는 것은 황병일 감독의 역할이다.

이재원도 마찬가지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에 대해서 “이재원은 6월은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 공 자체를 맞추지 못했다. 타격 코치들이 훈련 많이 시키면서 고생했다. 2군에서 경기를 뛰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1군에 올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범석도 반드시 만들어내야할 자원이다. 김범석이 포수가 되어야 1라운드로 뽑은 의미가 있다. 안그러면 수비 위치가 애매해서 1군 진입이 쉽지 않다. LG는 한동안 상위권을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상위권을 유지할 예정이라서 좋은 유망주를 받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사이에 우승을 만들어내야 한다.


황병일 감독은 이천의 시설을 가리키며 “전국 최고의 시설이다. 4면의 야구장이 있다. 나는 이곳을 세계 최고의 야구 학교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실 학교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조금 더 멀리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병일 스쿨에 기댈 수밖에 없어졌다.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 이 세 명을 어떻게 만들어내냐에 따라서 올 시즌 LG의 향배가 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LG 구단은 병일 스쿨 매직에 미래를 걸어보기로 했다.


서울 전역은 올스타브레이크 내내 폭우가 예정되어있다. 하지만 병일스쿨은 쉬지 않는다.
엄청난 크기의 실내 연습장에서 지금도 우승을 위해 방망이를 돌리고 공을 던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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