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업 혼자선 경쟁서 못이겨… 정부와 ‘원팀’돼야"
2023.07.13 08:00
수정 : 2023.07.13 18:18기사원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미·중 갈등 '민관 원팀'이 해법
최 회장은 간담회에서 중국 관련 발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최 회장은 "중국이 커지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시장이 쪼개지고 미·중 갈등이 불거지며 결국 정부가 기업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들이 생겨났다"며 "프랑스와 독일, 일본도 중국과 같은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업 혼자만의 경쟁력으로 싸워서는 (이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미·중 갈등 속에서 대중국 사업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대체 불가능한 시장'으로 봤기 때문이다.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위기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를 주문하며 해외 투자전략 변화를 암시한 바 있다.
그는 "한번 없어진 주도권은 잘 회복되지 않는 만큼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건 잃지 말고 끌고 나가야 한다"며 "(주도권을 잃은) 대표적인 게 디스플레이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이나 인공지능(AI) 등으로 경쟁분야를 바꿀 필요도 있고,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구성해 대응전략을 꾸려야 한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오는 11월 한중 고위급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코로나 이후 미·중 갈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장이 쪼개지면서 비용 대비 경제적 낙수효과가 많지 않다"며 "다만 시간이 흘러 쪼개진 것이 회복되면 (중국 시장도) 어느 정도 괜찮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엑스포는 영토확장" 부산엑스포 강한 열망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최 회장은 엑스포를 '영토확장'에 빗대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는 단순히 테크놀로지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작은 나라들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설명하면 소중한 자산이 되고 (유치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전경련 회장단에 10여년을 있었던 만큼 잘되기를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가능하면 시너지를 많이 내서 지금의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긍정적 메시지를 던졌다. 최 회장은 "코로나와 미·중 갈등 등으로 반도체 사이클이 빨라지고 진폭이 커지며 사업을 매니징하는 게 너무 어려워졌다"면서도 "진폭이 강해진다 해도 업사이클로 올라가는 흐름인 만큼 6개월 뒤냐, 1년 뒤냐 정도의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