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강우 특성, 폭넓은 대비 필요

      2023.07.13 18:22   수정 : 2023.07.13 18:22기사원문
최근 장대비처럼 폭우가 내리다가 갑자기 날씨가 개는 '도깨비 장마'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짧고 굵은 폭우가 기습적으로 내리는 '홍길동 장마'를 자주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에 나타나고 있는 강우의 특징은 '초단기·초집중 폭우'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기상청이 발간한 '2022 장마 백서'는 기후변화와 여름철 강우 패턴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장마'가 지나간 뒤 소나기나 국지성 강우가 집중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장마 시작 시점이 조금씩 늦어지고, 특히 2010년대 이후 장마철 강우량은 줄어든 반면,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는 증가하고 있다. 기상학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6월 중순부터 7월 말이나 8월 초까지 전국에 걸쳐 내리는 비를 일컫는 '장마' 라는 용어가 최근 한반도 기후 특성에 맞는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고 한다. 이러한 강우 패턴의 변화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재산 보호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폭넓은 대비가 필요하다.

소방청은 새로운 재난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도권에 쏟아졌던 집중호우로 119신고가 폭주했고,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가 컸던 만큼 신고접수부터 현장 대응까지 체계적인 대응시스템 마련에 집중해 왔다.

특정 시점에 많은 119신고 전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를 대비해 시·도 119신고 접수대를 확대 운영한다. 동시에 침수피해 보다 덜 긴급한 신고는 문자와 통합앱, 119웹 신고 등 다매체신고시스템을 활용하도록 안내해 신고폭주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신속한 초기 대응과 상황전파를 위해 지자체, 경찰과 보건소 등 긴급구조지원기관과 유관기관간 연락체계를 정비하고,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 활용을 위한 사전 그룹핑 작업도 완료했다.

지난해 사례를 거울삼아 반지하 주택 등 지하 침수현장의 신속한 인명구조를 위한 만만의 준비도 하고 있다. 소방청은 '지하공간 침수사고 및 현장활동 대응 지침'을 제정하고, 생존자 구조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대용량 배수펌프 등 고효율 장비 투입과 배수시간 분석을 통한 선제적 배수계획을 마련했다. 아울러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수색방안을 수립하는 등 현장의 위험성 및 상황변화를 고려한 구조 매뉴얼도 다시 정비했다.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게 될 119안전센터와 구조대, 구급대는 수난구조 활동에 필요한 구조장비를 사전 점검해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유지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태풍 등 예상되는 집중호우에는 상습 침수지역에 특수구조대를 미리 배치하고, 침수로 소방차 진입과 활동이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일반 펌프차보다 차체가 높은 험지펌프차도 즉시 출동할 준비를 마쳤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협업해 돌발성 인명피해 우려 지역의 예방순찰 강화, 사전 대피 방송 등 취약지역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여름철, 국민 안전을 위한 대비에 있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따로 없고, 예상 가능한 모든 위험 상황을 염두에 두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고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국민의 협조와 참여가 필수이다.
소방은 올해 여름도 사전 준비에 철저하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 대응, 최대 대응, 최고 대응을 원칙으로 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남화영 소방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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