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 "데뷔 10년, 꼰대 되고 싶지 않아…공백기 동안 유연해져" ①
2023.07.15 07:02
수정 : 2023.07.15 09:12기사원문
[편집자주]이젠 글로벌 히트 문화가 된 K팝. 그 중심에는 뭐니뭐니해도 가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가수들의 새 음반 발표와 공연 개최 소식은 지구촌 팬들의 큰 관심사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 역시 언제나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뉴스1은 가수들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가수들이 프라이빗하면서도 진지한 10개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특별한 인터뷰 코너 [가수에 열을 묻다]를 마련했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가수 로이킴(30·김상우)이 서른 살을 맞이한 지금, 새 싱글 '위 고 하이'(WE GO HIGH)를 통해 스스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로이킴은 2012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4'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러브 러브 러브'로 정식 데뷔하고 '봄봄봄' '그때 헤어지면 돼' '우리 그만하자' 등 직접 작업한 곡으로 히트에 성공, 10년간 알찬 활동을 펼쳐왔다. 이후 지난 2020년 해병대에 입대하며 공백기를 가진 로이킴은 지난해 10월 정규 4집 '그리고'를 발표하며 2년여 만에 돌아왔다.
그간 싱어송라이터로서 직접 곡을 만들어온 로이킴의 주특기는 잔잔한 발라드였다. 담담하지만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에 감성을 더한 것이 로이킴만의 색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19일 한층 밝아진 분위기의 새 싱글 '위 고 하이'로 새 도전에 나섰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이 곡을 통해 바쁘고 무료한 일상에 지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힐링을 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지난 정규 4집에 모두 녹여낸 로이킴은 이제 '위 고 하이'를 시작으로 음악 인생의 2막을 열어나갈 계획이다.
올해 만 30세가 된 로이킴은 최근 뉴스1과 만나 털털한 모습으로 여러 질문에 진솔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그에게 10개의 질문을 던졌다.
-(질문 하나) 신곡 '위 고 하이'로 활동 중인데 만족도는 어떤가.
▶100% 만족한다. 보통 절절한 발라드로만 무대를 해와서 혼자 그 음악에 빠져서 부르곤 했는데, '위 고 하이'는 가사를 까먹을 정도로 무대를 즐겼다. 특히 팬분들이 음악방송에서 응원법을 해주는 게 정말 좋더라. 오랜만에 카메라 빨간 불을 찾아서 무대를 했는데 재밌었다. 사실 발라드 곡은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는 걱정이 컸는데 이번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콘셉트도 마음에 들었다. 11년 동안 활동하면서 신나는 노래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퀄리티가 좋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
-(질문 둘) 이번 싱글은 그간 컴백 텀에 비하면 빠르게 나왔다. 어떻게 작업했나.
▶정규 4집 '그리고'에 그간 아끼고 있던 노래를 다 실어서 어떤 곡을 다음 곡으로 해야 할지 몰랐다. 이전처럼 어쿠스틱 발라드 장르를 하는 게 맞나 고민하던 찰나에 다른 분들에 주고 싶어서 쓴 곡을 회사에 들려줬고, 회사에서 내게 부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음악의 결로 나오게 됐다. 사실 요즘에는 가수들이 금방 컴백하니까, 8개월 만에 나오는 게 이전에 내가 보여준 행보에 비하면 짧지만, 리스너 분들에겐 부담스럽지 않은 간격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내본 적이 없었지만 현시대에 또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발표하게 됐다.
-(질문 셋) 음악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싶었던 건가.
▶정규 4집에 진지한 음악을 다 넣다 보니까 다시 무거운 음악으로 돌아오기에는 심적으로 부담이 됐고, 계속해서 발라드 곡들이 많이 쌓이다 보니까 신나는 곡이 거의 없더라. 그나마도 1집 '러브 러브 러브'에 있던 곡이 대부분이라 1집만 쓰는 게 아쉽기도 했다. 공연에서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있었으면 해서 '위 고 하이'를 준비하게 됐다.
-(질문 넷) 군대 등으로 공백기를 거치면서 그간 음악시장이 많이 변했는데 활동해 보니 어떤가.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대중들을 어떻게 사로잡아야 할지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됐다. 결론은 내가 만들고 내는 음악이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퀄리티라면 리스너들이 찾아서 듣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국 나와 내 음악을 아는 분들이 늘어나는 게 성공이라 생각이 들었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새롭게 나를 알게 되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라 이번 활동을 하면서 라디오 등 더 열심히 한 것이다.
-(질문 다섯) 싱어송라이터로서 곡 작업에 가장 영향을 받는 건 무엇인가.
▶내 일상이나 친구들의 이야기, 친구들이 겪는 고민들, 그런 이야기들이 다 노래가 된다. 그래서 가사에 위로나 공감이 가는 문장과 글귀를 쓰려고 매번 노력한다. '위 고 하이'에서는 '그렇게 그저 해왔던 대로' '변치 않을 마음으로' 이 가사가 마음에 든다. 올라가는데 나 혼자 비상하는 게 아니라, 같이 올라가자는 거고 내가 원하는 목표 지점에 다다랐을 때도 다르게 행동하지 않고, 해 왔던 대로 행동한다는 내용이라 훈훈하다.
-(질문 여섯) 정규 4집의 음악들은 굉장히 솔직하게 다가왔다. 이 음악을 통해 스스로 해소를 한 것인지 궁금했다.
▶음악을 작곡하는 것이 해소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빨리 가는 행위를 할 때 가장 몰입을 한다고 하지 않나. 작사, 작곡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데, 그때 뭔가 감정을 해소하고 있다고 느낀다. 작년에 정규 앨범을 낸 이유도, 오랜만에 컴백하는데 한 곡에 감정을 다 담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20곡까지 넣고 싶었는데, 최대한 9곡 안에 2022년에 로이킴이 갖고 있는 생각을 추슬러서 담았고, 다 말한 것 같다. 이제 할 말이 없다.
-(질문 일곱) 2013년 정식 데뷔 후 10년이 흘렀는데 소회가 어떤가.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이 직업(가수) 속에서 20대를 보내왔고, 이 직업 속에서 살아가는 정도로만 느꼈다. 그냥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냐는 생각은 들고 이제는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웃음) 되돌아보니 축제에서도 마지막 순서에 있고 음악방송에 가도 후배들이 많아져서 익숙하지 않은데,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다. 그냥 같은 직업을 조금 더 길게 했을 뿐이지 내가 더 우위에 있거나 베테랑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조언을 구하러 와도 나도 모를뿐더러 꼰대가 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난 지난 11년간 무대 위와 일상의 모습이 다르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데뷔 때부터 솔직하게 하려고 했고, 막을 씌워서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계속해서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으니 솔직한 모습도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질문 여덟) 지난 몇 년간 여러 일들을 겪었는데 스스로 변화된 부분이 있을까.
▶당연히 변화가 있었다. 좀 더 삶을 대하는 것에 있어 유연해졌다. 희로애락, 모든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훨씬 더 작은 것에 감사하고 소중해한다. 내 행복의 기준치를 계속해서 낮추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상적인 날들과 순간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다가온다. 무슨 일이 있건 시간이라는 걸 믿을 줄 아는 자세가 생겼다. 해병대에 다녀오면서 비위도 좋아지고 깡도 생겼고. 모든 시간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기분이 나쁜 상황이 모두에게 안 왔으면 좋겠다는 게, 현 김상우의 가장 큰 바람이다.
-(질문 아홉) 올해 만 30세가 됐는데, 30대는 어떻게 보냈으면 하나.
▶만 나이가 도입되면서 이제 막 30세가 됐다. 하하. 30대에는 내가 그동안 해야겠다고 상상했던 것들을 행동에 옮겼으면 한다. 20대에는 미뤘던 것들을, 이제는 미루지 않고 실현시키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그래서 책도 내보고 싶다. 사실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라 겁이 났는데, 이제는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더라. 평이 좋든 안 좋든 해봐야 결과를 알지 않겠나. 또 예전에 영어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는데, 내년까지는 꼭 데모라도 만들어 놓겠다. 어렸을 때부터 투어 버스 타고 밴드와 같이 돌아다니는 게 꿈이었는데 이제 해야 할 때다. 40대엔 못할 것 같다.(웃음) 영어 앨범은 구상을 해놓은 상태고 올 하반기에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질문 열)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하루에 1시간이라도 기타를 잡고 앉아 있기, 지금처럼 청소를 미루지 않기. 또 하반기에는 영어 앨범이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 할 게 많다.(웃음) 유튜브에도 매주 커버도 올려야 한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5~6년 전에 가봤었는데 올해 다시 가보고 싶다. 한 번 여행을 갔다 오면 곡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