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 뮤즈' 제인 버킨, 프랑스서 별세..."영원한 프랑스의 아이콘"

      2023.07.17 14:03   수정 : 2023.07.17 1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에 영감을 준 인물로 유명한 세계적인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향년 76세.

16일(현지시간) 프랑스 BFM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인 버킨은 이날 오전 파리 자택에서 숨진 채 간병인에 의해 발견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의 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로 노래한 버킨은 프랑스의 아이콘"이라며 "버킨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프랑스 문화부도 트위터에 "1960년대 프랑스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영국 배우 겸 가수 제인 버킨이 파리에서 7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며 "버킨은 프랑스 거장들과 함께한 작품으로 영원한 프랑스어권의 아이콘으로 남았다"고 버킨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194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버킨은 22세 때 프랑스로 건너와 가수와 배우로 활약했다. 1960∼1980년대 프랑스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버킨은 1969년 당시 연인이었던 프랑스 가수 겸 작곡가 세르주 갱스부르와 함께 부른 'e t'aime...moi non plus'(주템므 모아 농 플뤼)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명품 에르메스의 가방 '버킨백'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널리 알려진 버킨은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도 유명했다.

1981년 파리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에르메스 최고 경영자(CEO)였던 장 루이 뒤마(2010년 별세)는 제인 버킨과 옆자리에 앉았다.
당시 버킨은 개인 물품을 '위커 바스켓'(바구니)에 담았는데 기내 선반에 가방을 넣으려던 도중 바구니에 담겼던 모든 내용물을 실수로 쏟았다. 이를 지켜본 뒤마는 버킨에게 "주머니가 달린 핸드백이 필요하겠다"고 농담을 했고, 버킨은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백이 없다"며 불평했다. 버킨의 불평을 듣고 영감을 얻은 뒤마는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디자인한 '버킨백'의 초안을 비행기 멀미 봉투 위에 스케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킨백의 탄생에 영감을 준 버킨은 오랜시간 동안 버킨백이 얼마나 비싸고 유명해졌는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방의 가격은 고급 디자인의 경우 1만~25만달러(약 3억1672만원) 사이다.

이후 버킨은 버킨백 생산을 위해 악어가 잔인하게 살해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2015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내 이름이 붙은 에르메스 백에 쓸 악어를 잔인하게 죽인다는 걸 알고 나서 에르메스사 관행이 국제 규범에 맞을 때까지 내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버킨은 이 일로 동물보호단체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한편 1984년 첫 출시된 버킨백은 2001년 8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에피소드에서 사만다가 "그것은 가방이 아니라 버킨이다!"라고 언급해 수요가 급증했다.

소더비의 보고서에 따르면 버킨 백은 최소 2년 이상 엄격한 가죽 작업과 장인 정신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들이 이틀 내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제작 연도와 제작된 작업장, 제작한 장인을 식별하는 코드가 표시돼 있다.

미국 잡지 타운앤컨트리에 따르면 버킨백은 지난 40년 동안 20만개가 만들어졌다.
에르메스는 연간 4500에서 5000개의 새로운 버킨 가방만 만들면서 프랑스의 독점성과 고급스러움의 본질을 유지해오고 있는데, 에르메스에서 버킨을 직접 구매하려면 고객이 해당 브랜드의 구매 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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