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특허료 합의하자" 글로벌 완성차 압박하는 아반시

      2023.07.17 18:10   수정 : 2023.07.17 18:32기사원문
삼성전자·퀄컴 등 56개사를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는 '통신 특허 공룡'(특허풀) 아반시가 연내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5세대(5G) 통신 표준 특허료 협의를 마무리짓겠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가까스로 4G 특허 사용료 합의를 마무리한 완성차 업체들로선 1년 만에 또다시 거액의 5G통신 표준 특허료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4G 특허 사용료로만 사별로 연간 1000억~3000억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한국을 방한한 카심 알파라히 아반시 창업자는 "자동차 업체들과 연내 5G 특허 사용료를 합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가까스로 4G 통신 플랫폼 사용에 대한 특허료 지급 합의를 마친 완성차들에게 5G 특허 사용 문제로 또다시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아반시는 지난 2016년 출범한 통신 특허풀이다. 퀄컴, 노키아, 에릭슨 등 전자IT기업들을 회원사로 삼고 있다. 이들의 통신 특허를 한데 모아 특허사용료 일괄 협상과 수납을 대행해주는 업체다.
한국 KT, SKT, LG전자에 이어 지난 5월 삼성전자도 회원사로 참여했다. 현재 아반시의 특허회원사는 56개사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앞다퉈 무선통신 기반의 커넥티드카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아반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2017년 BMW를 시작으로 지난해 현대차, 기아, 도요타, GM, 혼다 등 완성차들이 4G 통신 사용 계약을 완료하면서 현재 47개 완성차들이 아반시에 4G 통신 플랫폼 특허료를 지불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내는 4G 통신 특허료는 수 백억원에서 많게는 3000억원 정도다. 지난 6월 커넥티드카 1000만대 생산을 돌파한 현대차그룹의 경우, 최소 1000억원 이상의 특허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차(SDV)시대의 첫 단추격인 커넥티드카는 현재 전세계 1억2000만대가 출시된 상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아반시가 5G 특허 합의 시한을 정한 뒤 늦어질수록 가격을 올리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4G 협상도 지난해 8월까지 합의를 마무리하면 대당 15달러를, 그 이후엔 20달러로 가격을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아반시를 내세운 통신·전자 업계와 자동차 업계간 날선 신경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아반시가 4G에 비해 5G 특허료를 1.5~2배 가량 높게 부를 것으로 보고 있다.
SDV나 자율주행차 기술이 발전할수록 5G 이용 압박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나아가 차 가격 반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대 정구민 교수는 "자동차가 IT기기화면서 통신, 전자 기술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통신기업과 자동차 기업간 접촉면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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