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나 좋아하는 캐릭터? 우리는 K콘텐츠 이끄는 주인공입니다

      2023.07.17 18:17   수정 : 2023.07.18 08:19기사원문

"내가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인데도 사람들이 굿즈(goods)를 사는 이유는 뭘까?" 올해 처음으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3'에 참석한 일본 캐릭터브랜드·라이선스협회의 앤디 도야마 이사는 "어떻게 보면 필요없는 물건인데도 그것을 사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그 물건에 붙어있는 부가가치 때문"이라며 캐릭터 라이선싱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2조700억원에서 2018년 12조2070억원으로 6배가량 성장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1년 캐릭터상품 제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85.2%나 감소했지만 캐릭터 개발·라이선스업은 오히려 35.5% 증가했다.




"사전 완판" 엔데믹 이후 첫 오프라인 행사 '성황'

선진국형 산업인 캐릭터 라이선싱은 캐릭터를 소재로 상품을 만들거나, 다른 장르로 확장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13~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페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라이선싱 비즈니스 행사로 전시 홍보관·수출상담회 같은 비즈니스 프로그램부터 캐릭터 퍼레이드 등 참관객 대상 프로그램까지 두루 아우른다.
변미영 콘진원 만화스토리캐릭터팀장은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에 힘입어 캐릭터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행사 개최 이래 처음으로 부스 판매가 두 달 전에 조기 마감되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고 열기를 설명했다.

올해는 '콘텐츠의 파도를 타고 캐릭터의 세계로'를 주제로 국내외 111개사 576개 부스가 마련됐다. 특히 2030년 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웹툰을 주제로 한 '웹툰특별관'과 '일본공동관'이 처음 선보였다. 도야마 이사는 "산업관계자뿐 아니라 소비자 대상 행사라 참여 작가가 한국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며 "'루키 프로젝트' 부스에서 한국의 신진 작가를 발굴한 것도 성과"라고 말했다.

"루키 프로젝트, 각종 지원사업으로 성장 기회 얻어"

도야마 이사가 눈여겨본 신진 작가 중 한 명은 '햄몽'의 박소영 대표였다. 2년 연속 콘진원의 '루키프로젝트'에 선정된 그는 "전시 기회뿐 아니라 멘토링 수업을 받은 게 도움이 됐다"며 "국내외 업계 관계자가 관심을 보여와 햄몽의 성장가능성을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캐릭터 '우쭈쭈 마이펫'의 라이선싱·마케팅 전문사 우쏘의 김종세 대표는 2019년 창업해 한 차례 실패 후 콘진원 지원사업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다진 경우다. 김 대표는 "2020년 콘진원의 신규캐릭터IP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MZ세대를 겨냥한 우쭈쭈 마이펫을 개발했다"며 "이듬해 차세대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작에 선정되면서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K-엑스포 베트남'에서 중견 식품기업 우양과 만나면서 새로운 기회도 얻었다. K-콘텐츠가 수출 구원투수로 주목받으면서 이종산업 간 협업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해외 독자브랜드 진출을 원했던 우양과 지난 3월 대만 등지에서 '도우도우 핫도그'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MZ세대, 캐릭터산업 주요 소비자로 부상

매출의 50% 이상이 북미서 발생하는 '아기상어'의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번에 국내외 70여개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주혜민 사업개발총괄 이사는 "콘텐츠 유통 배급부터 라이선스 제품 제작, 오프라인 사업 제휴까지 협업을 논의하는 분야 역시 광범위했다"고 말했다. 주 이사는 "B2C 소비자들에게 더핑크퐁컴퍼니의 전체 IP 라인업을


오프라인 현장에서 최초 공개한 것도 뜻 깊었다"며 "올해 브랜드 탄생 11주년을 맞은 '핑크퐁', 전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 '아기상어'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차세대 IP '베베핀'과 (MZ 겨냥 숏폼 애니) '씰룩'까지, 이벤트를 위해 준비한 물품이 오후 3시면 동날 정도였다"고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뽀롱뽀롱 뽀로로'가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이를 소비하던 유·아동이 벌써 20대가 됐다는 의미다. 이 작품 속 소심한 비버 캐릭터 루피는 '잔망루피'로 거듭나 10~20대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1989년 롯데월드 마스코트로 개발된 로티·로리 캐릭터도 '청춘' 로티를 선보였다. 변미영 팀장은 "모바일 플랫폼 등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면서 20대 이상 성인이 캐릭터의 주요고객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페어는 지난 22년간 한국 캐릭터산업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콘진원은 캐릭터 창작자 신인 발굴 및 육성, 유통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이중 'IP라이선스 빌드업'은 타 산업군 대기업과 중소 캐릭터기업 간 협력을 지원한다. 올해는 롯데마트, 카카오, 에쓰-오일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한류의 경제적 효과가 최근 5년간 37조원에 이르렀다.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해 전세계를 사로잡을 우수한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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