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1시간전 긴급통제 요청 112신고 있었다

      2023.07.17 18:19   수정 : 2023.07.17 18:19기사원문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오성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의 원인규명을 위해 국무조정실이 전격 감찰에 착수했다. 또한 충북경찰청과 경북경찰청도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다수 발생한 원인을 들여다보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거나 논의 중이다. 충북과 경북 지역은 이번 폭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17일 오후 5시 현재 전국 사망자 40명 중 대부분이 두 지역에서 나왔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망자는 전날보다 9명에서 4명이 더 늘어 13명이 됐다.
경북 지역에서도 19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산사태가 발생한 예천 지역에선 총 9명이 사망했고, 8명이 여전히 실종상태다. 실종자 3명은 매몰됐고, 5명은 물에 휩쓸렸다.

국무조정실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는 감찰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실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관련기관이 예외 없이 조사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께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려드리겠다"며 징계, 고발, 수사의뢰, 제도개선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사 직전 통제요청 112신고 확인

국무조정실은 다수의 인명피해 발생 경위와 관련, "사고 발생시간(15일 오전 8시40분)보다 1∼2시간 가까이 빠른 사고 당일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이미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각각 한 차례씩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일 새벽 충북도·청주시·청주 흥덕구 등 현장을 관할하는 광역·기초자치단체 및 경찰·소방에 들어온 모든 위험신고와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확인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전 오송 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가 적시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소방의 안전조치 내역도 살펴볼 예정이다. 침수 원인을 제공한 미호천의 임시 제방공사와 관련된 각종 행정기록 등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국무조정실은 설명했다.

충북경찰청도 이번 참사와 관련해 전담수사본부를 88명으로 꾸려 행복청과 충북도청, 청주시청·관할구청을 수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를 중대재해처벌법에 해당하는 중대시민재해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참사가 재난당국의 부실대응 탓이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의 원인이 된 미호천교 임시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오송~청주(2구간) 도로확장사업을 위해 쌓았다. 다리를 새로 놓기 위해 교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기존 제방(12.8m)을 없애고 임시제방을 쌓아 올린 것이다.

오송읍 주민들로 구성한 '인재로 인한 오송읍민 재난대책위원회'는 이날 청주시청 임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호강 다리 확장공사의 부실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5일 제방이 무너진 뒤 긴급 복구작업을 시공사와 행복청에 요청했으나 무대책으로 일관했다"며 "이재민 수백명을 학교에 분산시켜 놓고 기다리라는 청주시 행정도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경북경찰청도 경북 북부에서 집중호우로 2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을 들여다보기 위해 수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이날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강력계는 지난 15일 호우와 산사태로 19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된 예천·문경·영주·봉화 지역 경찰서 형사과와 합동해 개별사고 발생 경위와 사망원인을 확인하고 있다.

■예천 산사태 수색 난항

밤샘 배수작업으로 물이 빠진 오송 지하차도의 수색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예천군 매몰지에선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천군 매몰지역은 산사태로 무너진 토사의 양이 워낙 많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과 구조가 난항을 겪자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1600여명도 예천 등 피해지역에 투입돼 도움을 줄 예정이다. 현재 산사태로 인한 주택 파손 등으로 귀가하지 못하고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주민은 1069가구 1632명이다.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 지하차도에서는 수색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희생자 4명과 차량 6대가 추가로 인양됐다. 이날 새벽 소방당국이 밤샘 수색작업으로 4구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하면서 희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1명은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들이고, 2명은 실종신고가 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지하차도 내에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를 비롯, 최소 1명 이상이 고립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에 최대 300㎜, 남해안은 400㎜ 이상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80~100㎜의 '극한호우'도 예상됐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김장욱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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