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디젤차를 삽니까"..올해 겨우 1만대 팔았다..현대차도, 수입차도 '단종' 속도
2023.07.18 15:49
수정 : 2023.07.18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디젤차(경유차) 시장이 일년새 30% 이상 축소되는 등 급격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사실상 시장 퇴출이 현실로 다가오는 양상이다.
디젤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과거 낮은 연료비 탓에 효율성이 높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장점마저 사라지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인기가 시들해지자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들도 디젤 라인을 잇따라 단종하는 대신에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대체하고 있다.
디젤차, 1년새 33% 판매 감소
18일 관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판 디젤 승용차는 1만1527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과거 수입차들은 디젤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5년만 하더라도 전체 수입차 신규등록 24만3900대 가운데 디젤차(16만7925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8.8%에 달했다. 새로 팔린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디젤차였던 셈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이른바 '디젤 게이트'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디젤차 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디젤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계기가 됐다. 여기에 지난 2021년 연말 벌어진 요소수 대란, 연료비 상승 등도 디젤차 기피 현상을 키웠다.
국내외 완성차, 단종 수순
이에 수입차들은 디젤차 단종에 들어갔다. 대신 친환경 차량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을 대거 투입했다. 실제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판매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각각 7%, 10.9%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탈디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세단 차량은 디젤 모델을 아예 판매하지 않고 있다. 소형 SUV의 경우에도 디젤 모델이 없다. 중대형 SUV의 디젤 모델 퇴출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8월 공식 출시하는 5세대 신형 싼타페의 경우 디젤 모델을 빼기로 했다. 대신 가솔린(휘발유)과 하이브리드가 빈자리를 채운다. 또 제네시스 GV80도 부분변경 모델에선 디젤차 모델을 단종시킬 방침이다. 1t 트럭인 포터도 연내 디젤 모델이 단종된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은 배출가스 기준을 한층 더 강화한 유로7을 2025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계속 강화되고 있는 탄소배출 규제 대응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출하기 보다는 디젤차를 단종시키고 대신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차의 빈자리는 친환경차가 메우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대수는 15만1108대로 전년 대비 42.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실적도 7만8466대로 13.7% 늘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