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견학 중 월북 미국인은 미군 이등병…유엔사 "사건 해결 위해 북한군과 협조"(종합2)
2023.07.19 05:00
수정 : 2023.07.19 05:00기사원문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 1명은 미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는 18일 SNS를 통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미국인 한 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으로 넘어간 이 미국인은 판문점 일반 견학 진행 중이었으며, 해당 미국인은 JSA 우리 측 지역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한미 양국 군 장병들이 저지할 틈도 없이 갑작스레 선을 넘었다고 알려졌다.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였다"며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미국인이 판문점 일반 견학 중 월북한 사례는 이례적으로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엔사는 "현재 북한이 해당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사는 월북한 미국인의 성별이나 나이 등 신원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JSA 경비대대는 유엔군사령부의 통제를 받으며 상황 발생 시에도 한국군이 아닌 유엔군사령부에 보고하게 돼 있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 사이에선 주한미군 신분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월북했단 얘기도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은 미군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 군인은 최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군인이 고의로 월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CBS는 "이 군인은 트래비스 킹 이등병으로, 징계 사유로 인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AP는 이 군인이 자의적으로 허가 없이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월북은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이 군인이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 자의로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그의 행방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이 내 억류하고 있던 미국 국적 언론인·선교사 등의 송환을 위해 대화와 협상을 시도한 사례로 미루어 미국은 월북한 자국민의 송환을 위해 미북 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사 또는 미국 정부가 해당 미국인 송환을 공식 요청할 경우 북한 측이 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18일 오후 현재까지 아직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유엔사는 이번 월북 사건에 따라 19일로 예정했던 한국 언론인 등을 상대로 한 JSA 견학 일정을 취소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역내 갈등이 한창 고조된 상황에서 이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도 열렸고, 美 전략핵잠수함 SSBN 켄터키함도 처음으로 부산에 입항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