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 아시아 역대 1위, 최초의 빅클럽 주전 센터백…뮌헨행 김민재, 韓축구계 새 역사 썼다

      2023.07.19 15:54   수정 : 2023.07.19 17: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태극 철기둥 김민재(26)가 새 역사를 썼다. 아마 앞으로 아시아에서 이만한 규모의 금액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거액이다. 단순히 금액 뿐만 아니다.

수비수라는 점이 더 그렇다.

수비수는 상대적으로 피지컬과 스피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시아인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포지션으로 꼽힌다.


다른 팀도 아니고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꼽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뮌헨에 입성하는 것은 역대로 김민재가 처음이다. 이번 김민재의 이적이 가슴 벅찬 이유다.

김민재, 손흥민 넘어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 우뚝…약 715억원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뮌헨 구단은 1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나폴리(이탈리아)와 김민재의 이적 협상을 끝냈다. 2028년까지 5년 계약을 했다"라고 발표했다. 등번호는 나폴리에서 달았던 3번을 그대로 달게 되었다.

자세한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폴리에 지급한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금액은 5천만 유로(약 71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은 1천200만 유로(약 172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김민재는 이적료 부문에서 역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고 금액이었던 손흥민(토트넘·3천만 유로)을 뛰어넘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강인(2천200만 유로)이 한국인 역대 최고 이적료 3위다.

뮌헨에서 김민재 역할은 주전 센터백 "뤼카 에르난데스의 공백 메워라"




김민재는 최근 PSG로 이적한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27)의 공백을 채우면서 지난 시즌 뮌헨에 합류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23)와 중앙 수비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선수는 김민재에 앞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현주(베헨 비스바덴)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주전급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정우영은 뮌헨 1군에서 2경기만 소화한 뒤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고, 이현주는 뮌헨 B팀에서만 뛰다가 비스바덴으로 임대돼 확실한 주전급으로 뮌헨 유니폼을 입은 것은 김민재가 처음이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뒤 '핵심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팀이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탠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히며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차붐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인 분데리스리가 진출사



한편, 한국 선수가 독일 무대에 진출한 것은 1978년 12월 '차붐' 차범근이 다름슈타트에 입단한 게 시초다. 박종원, 박상인, 김주성이 1980∼90년대 분데스리가에서 뛰었고, 이후 차두리, 안정환, 이영표,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박주호, 홍정호, 류승우, 김진수, 정우영, 권창훈, 황희찬, 이재성 등이 진출했다.

수비수로 독일 무대를 가장 먼저 밟은 선수는 2001년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2부)에 입단한 수비수 심재원이었다. 이후 이영표, 박주호, 홍정호, 김진수 등이 수비수로 분데스리가 무대를 뛰었고, 김민재가 '한국인 분데스리가' 수비수 계보를 잇게 됐다.

뮌헨은 어떤 팀? 분데스리그 10연패, 챔스 우승 노리는 독일 최강



9일 한국 축구의 '철기둥' 김민재 영입을 공식 발표한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배하다시피 해온 강팀이다. 분데스리가 33회, FA컵 격 대회인 독일축구협회(DFB)-포칼 20회, 슈퍼컵 10회 등 독일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성하는 등 2010년대부터는 압도적인 '절대 1강'의 모습을 보인다.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서 자국 리그에서 10시즌 이상 연속으로 우승한 팀은 뮌헨뿐이다.

뮌헨은 유럽 무대에서도 단연 첫손에 꼽히는 강팀으로 인정받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통산 6차례 우승해 레알 마드리드(14회·스페인), AC밀란(7회·이탈리아)에 이어 리버풀(잉글랜드)과 함께 이 부문 공동 3위다.


가장 최근에 UCL에서 우승한 것은 2019-2020시즌으로, 결승에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트레블(3관왕)을 차지한 것은 2012-2013시즌과 2019-2020시즌, 두 차례다.

뮌헨 역사에는 프란츠 베켄바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토마스 뮐러, 필리프 람 등 독일의 레전드 선수가 많다. 붉은 홈 유니폼의 뮌헨은 1900년에 창단, 12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등이 뛴 1960년대 후반부터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진심이었다...EPL 아닌 분데스리그 선택한 이유




지난달 15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던 김민재가 3주 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 퇴소했는데, 뮌헨 구단은 퇴소일에 맞춰 독일에서 의무팀을 한국으로 직접 파견해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보통 선수들이 입단 계약서 서명 전에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는 데, 뮌헨은 김민재의 편의를 위해 직접 의무팀을 파견하는 수고를 감수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뮌헨 등이 '김민재 쟁탈전'을 펼쳤고, 결국 김민재는 '독일 명가' 뮌헨을 새 둥지로 최종 선택한 이유다.


국내에서 입단을 앞둔 모든 준비를 마무리한 김민재는 지난 17일 조용히 출국해 뮌헨에 도착한 뒤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이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뮌헨 구단도 트위터에 김민재가 훈련을 시작하는 모습과 함께 트레이닝장에서 새로운 팀 동료와 차례로 인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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