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중국 대사 "미국이 정의한 경쟁은 불공평하다"
2023.07.20 11:56
수정 : 2023.07.20 11:56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중국이 미국과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는 조치를 하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셰펑 주미중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중국은 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벌이는 어떤 종류의 무역전쟁, 기술전쟁을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셰 대사는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려고 동맹들을 결집하고 있다"며 "이것은 일대 일이라는 게임 규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자가 중국의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 금지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두고 '팃 포 탯'(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맞대응)의 시작이냐고 묻자 "중국 정부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셰 대사는 그러면서 대중국 투자 규제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통제 등 미국이 준비 중인 중국 견제 조치를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도발하진 않을 것이지만 도발에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분명히 대응할 것이지만 우린 분명히 '팃 포 탯'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조치를 냉전 시대 '철의 장막'에 비유한 '실리콘 장막'이라며 "우리는 철의 장막은 물론이며 실리콘 장막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19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에게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한 것을 상기하면서 "중국만큼이나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관계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분명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미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고 싶지 않으며 미국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등 지도부를 만난 것과 관련, "중미관계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양국은 양국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