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 1번에서 잘해주면 최상인데’ 반등의 기미가 없다 … 박찬호‧김도영 카드 꺼내나
2023.07.22 11:57
수정 : 2023.07.22 13:21기사원문
[광주 = 전상일 기자]김종국 감독이 후반기 첫 경기부터 고민을 안게 되었다. 리드오프 최원준 때문이다. 현재 KIA 타선은 팀 전력이 낼 수 있는 최고치에 가깝지만, 고민이 하나 있다.
최원준이다. 항저우 AG 국가대표 외야수이기도한 최원준은 제대 후 0.242의 타율로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타율보다 더 크게 기대했던 출루율도 0.303으로 기대 이하다.
볼넷이 많은 편도 아니고(8개), 그렇다고 도루가 많은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공을 잘 보거나 끈질긴 승부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과거 류지혁과의 차이점이다. 어제 경기에서는 두 타석에서 공 2개 만에 알칸타라에게 2아웃을 헌납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초반의 흐름을 모두 끊어버렸다.
현재까지는 리드오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KIA의 고민은 1번에 들어갈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에 있다.
일단, 김도영은 1번 타순에 다소 부담감을 느낀다. 김도영 본인도 “1번이 가장 힘들다”라고 말할 정도로 쉽지 않은자리다. 무엇보다 올 시즌 김도영은 타격 스타일이 중심타자형에 가깝다. 김도영은 1번 타순타자 나서서 볼넷이 한 개도 없다. 22타석에서 단 1개의 볼넷도 얻어내지 못했다. 출루율이 0.318이다. 볼삼비도 그리 좋지 못한다. 현 시점에서는 1번감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2번 타순으로 내려간 후 출루율이 0.353으로 급상승 했고, 장타율도 폭등했다. 전체적으로 타격 성적이 많이 올라갔다. 여기에 또 부상이 올까봐 팀에서 의도적으로 많이 뛰는 것을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도영의 부상 부위가 '중족골'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봤을때 2번에서 해결하는 강한 2번 역할이 김도영에게는 잘 맞는다.
그렇다면 가장 유력한 리드오프 후보는 박찬호다. 그런데 김 감독은 박찬호를 웬만하면 상위타선으로 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체력 부담 때문이다. 김 감독은 박찬호가 수비에 좀 더 집중해주기를 바란다. 박찬호를 유격수, 김도영을 3루수에 쓰는 이유는 박찬호는 수비에서 김도영은 공격에서 조금 더 자신의 역할을 해주길 바람이라고 김 감독은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리고 9번 타순으로 고정된 후 6월에 급격히 무너졌던 박찬호는 7월에 안정세에 접어들있다. 7월 타율이 0.343에 OPS가 0.809까지 올라갔다. 7월 22일 경기 두산을 상대로 멀티히트를 때려낸 타자는 소크라테스와 박찬호 뿐이다. 그리고 수비에서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최근 박찬호는 실책을 범하지 않고 있다. 적어도 박찬호를 9번에 고정해놓은 효과는 현재까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만약 변우혁을 기용하게 되면 박찬호와 김도영이 테이블세터를 이뤄야할 가능성이 크다. 김선빈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1번 타순에 놓기는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이 진득하게 최원준의 1번을 미는 것은 현재 1번 타순으로 쓸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과 박찬호 - 최원준 - 김도영의 이 쌕쌕이 타선을 붙여놓았을 때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원준이 계속 부진하다면 방법은 박찬호-김도영 테이블 세터 뿐이다.
현재 KIA 라인업에서 변동이 나타나는 포지션은 좌익수와 1루수 자리뿐이다. 이우성이 빠지면 최원준이 좌익수 - 변우혁이 1루수로 들어간다. 최원준이 빠지면 이우성과 변우혁이 각각 좌익수와 1루수로 포진한다. 변우혁이 빠지면 어제와 동일한 포메이션이 나온다.
최원준을 어떻게 쓰냐나가 라인업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는 않다. 과연, 김종국 감독은 어떤 솔로몬의 선택을 내놓을 것인가.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