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폭염, 사상최장 기록할 듯...로도스섬엔 대형 산불
2023.07.23 05:25
수정 : 2023.07.23 05:25기사원문
그리스를 덮친 폭염이 그리스 관측 사상 최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스는 현재 폭염으로 인해 산불이 곳곳에서 번지고 있고, 관광명소 접근도 제한돼 있다.
그리스 아테네 국립기상연구소장 코스타스 라구바르도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그리스의 대표 관광명소 가운데 한 곳인 아크로폴리스 광장을 비롯한 고대 유적지 관람 시간은 폭염 여파로 재조정된 상태다. 여기에 일부 관광지 직원들은 폭염에 따른 근무여건 악화를 이유로 파업에 들어갔다.
라구바르도스 소장은 "이번 폭염이 15~16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리스 역사상 최장 폭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 기간이 이 예상을 넘어설 수도 있다면서 다만 "지금은 예측이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라구바르도스에 따르면 이전 그리스의 최장 폭염 기록은 1987년 7월 기록한 12일이다.
그는 아테네 최고 기온이 이전 사상 최고 기록이었던 2007년 6월의 44.8℃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폭염으로 수풀이 메말라진 탓에 로도스섬을 비롯해 곳곳에서 산불도 번지고 있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현재 로도스섬 4곳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유럽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북반구 상당수 지역이 현재 극심한 고온과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이탈리아 베네토주 북부 지역에는 19일 간 밤 테니스공 만한 우박들이 쏟아져 최소 110명이 부상을 당했다. 구조요청 전화만 500여통에 이르렀다.
이탈리아 역시 폭염 속에 사상최고 기온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수도 로마는 18일 41℃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점을 찍었다.
연초 홍수에 이어 이번에는 폭염이 이탈리아를 집어 삼키고 있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발칸반도 지역에서는 19일 극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사망자도 속출했다.
과학자들은 올해 폭염을 비롯한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 기상청 연구위원 피터 스콧은 "극한 기후는 점점 더 강도가 세지면서 계속될 것"이라면서 "지구의 기후 패턴은 우리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