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만 공격해 충격"..신림 칼부림에 '후추 스프레이' 불티났다
2023.07.24 08:17
수정 : 2023.07.24 08:17기사원문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사건 다음날인 22일 하루 동안 20∼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모두 호신용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남성 사이에서는 2위, 10대와 50대 여성은 3위를 차지했다.
후추 스프레이를 비롯해 호신용 삼단봉, 전기충격기, 총기 모형 테이저건 등이 검색 상위권에 올랐다. 후추 스프레이는 네이버 쇼핑 전체에서 '많이 구매한 상품'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직장인 송모씨(28)는 후추 스프레이를 사기로 했다. 후추 스프레이는 위험한 상황에서 캡사이신 등 최루액을 상대에게 뿌릴 수 있는 휴대용 호신용품이다.
송씨는 "힘없는 여성이나 아이, 노인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은 남자만 공격해 놀랐다"라며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어 필요한 것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인 김모씨(34)도 신림동 사건 이후 인터넷에서 호신용품을 자주 검색한다.
김씨는 "신림역은 서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봤을 법한 장소라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런 사건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무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개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신림동 사건 같은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면 다른 사람을 모두 믿을 수 없게 되고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켜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한다"라며 "이번에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범죄가 일어난 만큼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나는 범행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성인 남성들 불안감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사건의 피의자 조모씨(33)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