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깨려 마시는 에스프레소, 알츠하이머 예방에 효과
2023.07.24 08:03
수정 : 2023.07.24 13:17기사원문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에스프레소가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단백질 응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산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는 이탈리아 베로나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에스프레소가 알츠하이머에 영향을 미치는 타우(tau) 단백질 응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결과는 지난 19일 미국 화학회(ACS) 산하 학술지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게재됐다.
에스프레소는 미세하게 분쇄한 커피 가루에 고압·고온의 물을 짧은 시간 가해 추출하는 고농축 커피다. 에스프레소 자체, 아메리카노, 라테, 마티니 등 다양한 형태로 마신다.
연구팀은 커피가 알츠하이머병 등 특정 퇴행성 신경질환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에스프레소에 포함된 화합물이 타우 단백질 응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타우 단백질은 신경 섬유인 뉴런 내에서 물질 운반을 담당하는 등 뇌세포 골격 유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뉴런 얽힘이 발생하는데도 관여해 아밀로이드베타(Aβ)와 함께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년 전부터 환자 뇌에 축적된다.
연구팀은 상점에서 구매한 원두에서 에스프레소 샷을 추출한 뒤, NMR(핵자기공명) 등을 활용해 알칼로이드인 카페인과 트리고넬린, 플라보노이드인 제니스테인과 테오브로민 등 성분을 분석했다. 각 분자와 에스프레소 전체 추출물을 짧은 형태로 만든 타우 단백질과 함께 최대 40시간 동안 배양했다.
이후 분석 결과, 연구팀은 에스프레소 성분이 타우 단백질 응집체와 결합한 것을 확인했다. 에스프레소 추출물, 카페인, 제니스테인 농도가 증가하면 타우 단백질이 뭉치면서 생기는 원섬유 길이가 더 짧아지고 응집체도 생성되지 않았다. 성분 중에선 전체 에스프레소 추출물이 가장 효과가 뛰어났다.
또 짧아진 원섬유는 세포에 독성이 없었으며 추가 응집을 일으키는 '시드'(종자) 역할도 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해당 성분에 잠재적인 신경보호 효능을 추가하고 타우 단백질 단랑체 또는 응집체 치료제 후보 물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타우 단백질 응집을 방지하면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