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요?" 일본판 '당근' 메루카리, 생성형 AI 쇼핑 비서 나온다
2023.07.24 12:26
수정 : 2023.07.24 12:26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최대 중고 플랫폼인 '메루카리'가 연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도입한다. 생성형 AI가 일본 유통 업계에 도입되는 최초의 사례로, 회사는 앱 내에서 △제품설명 자동 생성 △상호채팅 통한 제품 검색 및 추천 △일본어 외 외국어 등을 지원해 거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생성형 AI 도입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유통가에서도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글도 써주고 물건도 찾아주는 '쇼핑 비서'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메루카리는 연말까지 자체 앱에 생성형 AI을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 유통 회사가 소비자와의 접점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은 메루카리가 처음이다.
메루카리는 미국 오픈 AI의 '챗 GPT' 등을 비롯해 여러 생성형 AI에 대한 사용 편의성을 검증한 후 어떤 AI 도구를 채택할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는 AI가 상품 설명문을 자동 작성하고 구매자의 상품 찾기를 돕게 한다는 구상이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복잡한 검색 및 절차를 생략하고, 거래 성립 횟수를 늘릴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판매자가 판매 글을 직접 작성하는 경우에도 AI가 개입해 거래 성립이 쉬워지는 제안을 한다. 예를 들어 구매 시 가격을 알면 잘 팔리는 상품의 경우 판매자가 구입한 가격을 판매 글에 포함하라고 추천하는 것이다.
AI와 채팅으로 주고받으며 상품을 찾을 수 있는 기능도 도입된다. 구매자가 어머니 선물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생성형 AI가 어머니의 취미 등 몇가지 정보를 묻고, 추천 상품을 제시한다.
아울러 일본어 이외의 언어로도 외국인들이 플랫폼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자동 언어 전환 기능도 포함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30년 만에 고물가 시대를 맞아 중고거래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메루카리의 1~3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이용자 수는 약 2200만명을 기록했다.
2013년 서비스 개시 초기에는 명품 브랜드나 기호품 등의 거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생활비를 절약하려는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일상 의류 등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생활용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이용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플랫폼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는데, 이를 생성형 AI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AI는 필수" 그럼 빨리 해야지
글로벌 유통 기업에서 생성형 AI 도입은 정해진 길로 인식되는 추세다.
최근 미국 최대 쇼핑 플랫폼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생성형 AI에 1억달러(약 1282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AWS는 앞으로 센터가 의료, 금융 서비스,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구글은 온라인 옷 쇼핑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음에 드는 옷을 선택하면 다양한 모델이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준다. 모델의 인종, 체형, 피부 톤, 헤어스타일, 옷 사이즈에 따라 선택한 옷을 입었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가 9월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의 베타 서비스를 공개한다. 검색을 중심으로 네이버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확대해 사용자가 쇼핑이나 장소 예약 등을 큐:를 통해 할 수 있다.
롯데는 지난 18일 신동빈 롯데 회장 주재로 그룹사장단 회의를 열고 '생성형 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