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후쿠시마 오염수공방, 野 정부압박에 與 "가짜뉴스"
2023.07.25 06:00
수정 : 2023.07.2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국을 강타한 폭우로 인한 수해 피해로 여야가 정쟁을 멈췄지만, 수해 복구 작업이 어느정도 진행되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다시 정쟁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총괄 대책 위원회를 출범시키며 IAEA의 추가 답변을 분석해 대정부 압박에 돌입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을 '가짜뉴스'라 규정하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與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민주당이 총본산"
한편 여당은 우리바다지키기검증TF을 전면에 내세우고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어민 등 업계 종사자들을 초청해 민주당의 주장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성일종 우리바다지키기검증TF 위원장은 어민과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민주당의 괴담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런 일을 위해 과학으로 괴담과 싸우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광우병과 사드 괴담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 국회 각 상임위원회별 소속 의원들과 함께 노량진 수산물시장에서 점심 회식 자리를 마련하며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도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수산물 소비가 급격하게 줄자, 여당 의원들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수산물이 문제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촉진 운동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광우병과 사드에 이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가짜뉴스의 진원지라고 지목하고 대야압박에 수위를 올리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가짜뉴스의 총본산인 민주당에게는 진실이나 팩트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가짜좌파들의 위선은 이제 더이상 묵인이나 포용의 대상이 아니라 철퇴를 내려야 할 공공의 적"이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에서 사드 사태를 거쳐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편향적인 유튜브와 사이비 언론, 정당이 삼각 편대를 이루며 무책임한 선동정치를 끊임없이 봐왔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당내 시민단체선진화특위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도 광우병과 사드 괴담을 주동했던 인물들이 민주당에 포진해있다며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괴담으로 피해를 보는 것도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野, 대정부 압박 재개... "전문가 토론회 하자"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방류 반대를 위한 대정부 압박을 재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TF 등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총괄 대책 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IAEA에 전문가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달 6월 28일 서면 질의서를 제출했으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7월 9일 면담 당시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이후 IAEA 측은 7월 12일 면담에서 제기된 내용에 추가로 답변을 보내왔다.
대책위는 IAEA 측의 답변이 시료 채취 및 분석이 미흡했으며 도쿄전력이 제출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 오염수 방류 안전성 검증에 있어서 한계를 입증했다고 봤다. 또한 오염수 방류가 IAEA가 자체적으로 정한 안전지침인 GSG-8에 위배되며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대책위원장은 "IAEA의 부실한 종합보고서에 이어 또다시 부실하기 짝이 없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IAEA의 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올 여름 해양 투기를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 역시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IAEA를 향해 과학적 검증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IAEA 전문가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전문가들 간의 토론을 통해 오염수 방류 위험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전문가 토론회에 여당 측이 제시하는 전문가가 함께할 지는 미지수다. 우 위원장은 "여당 측 전문가는 IAEA 최종 보고서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았으며 토론이 되려면 비판적 태도를 취해야 토론이 되지 않겠느냐"며 "수족관 가서 물도 퍼마시는 분들이라 그분들이 추천하는 분들이 IAEA 최종 보고서에 대해 제대로 지적할진 저희도 모르겠다. 어떤 분을 추천하는지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정의당과 진보당도 오는 25일 토론회를 열고 최종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오염수 공세에 힘을 싣는다. 이들은 UN 해양법 협약, 런던 의정서에 따른 제소 방안 등 국제 협약을 통한 오염수 투기 저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