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토지 기부하려니 “1600만원부터 내라”..결국 접었다

      2023.07.26 11:02   수정 : 2023.07.26 11: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 해운대구 한 주민의 유족이 고인의 뜻에 따라 시가 15억원 가치의 토지를 해운대구에 기부하려다가 1600만원가량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말에 기부 의사를 철회한 사실이 전해졌다.

25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구 주민 A씨의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해운대구 반여동 산153과 산205-1 일대의 산림 1만3000여㎡를 기부하려고 지난해 12월부터 해운대구와 협의를 했다. 일반적인 축구장(약 7000㎡)의 2개 크기 정도의 땅이다.



이 땅은 공시지가 5억원 정도로, 시가 15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거지역과 가까워 도심 속 주민쉼터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높았다. 해운대구청은 반여동 산153번지는 산책로로 활용하고, 반여동 산205-1은 주민쉼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유족이 기부 의사를 철회하게 된 이유는 유족에게 부과되는 취득세 탓이었다. 고인이 살아생전에 기부채납이 이뤄졌다면 세금 문제가 없었겠지만, 고인 사망과 동시에 이 땅이 상속되면서 유족이 등기를 해 취득세를 납부한 후 기부해야 했다.
부과된 세금은 취득세(세율 2.8%), 농어촌특별세(0.2%), 지방교육세(0.16%) 등 1600만원 가량이었다.

해운대구는 지방세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 등도 검토했으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행정안전부에 문의한 결과 “취득세 면제는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다. A씨의 유족은 시가 15억원에 달하는 토지를 아무 대가 없이 기부하겠다는데도 세금때문에 기부 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당 토지는 활용도가 매우 높아서 아쉬움이 크다”며 “행안부에 법령 개정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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