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닮은꼴 무신사, 2천억 투자 업고 ‘로켓성장’할까

      2023.07.26 17:59   수정 : 2023.07.26 17:59기사원문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유통 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과 꼭 닮은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가 최근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2000억원 이상의 시리즈C 투자유치에 성공한 가운데 투자자 명단에 9년전 쿠팡에도 투자했던 '웰린턴 매니지먼트'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커머스로 시작했지만 오프라인 전통 강자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한 쿠팡처럼 무신사도 패션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벤처 투자 시장의 자금 흐름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무신사는 최근 2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투자자 명단에 세계 3대 자산운용사로 손꼽히는 미국의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포함되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올해 3월 기준 운용 자산이 1조달러 이상으로 블랙록, 피델리티와 함께 글로벌 3대 프레스티지 자산운용사로 손꼽힌다.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무신사 직전에 투자를 진행한 포트폴리오 기업은 국내 이커머스 최대 기업인 쿠팡이다. 쿠팡은 2014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로켓배송'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단계에서 물류센터 구축 등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했던 시기에 블랙록, 웰링턴 등으로부터 33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당시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쿠팡은 전국 단위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구축했고, 2014년 3500억원대였던 연 매출은 8년만인 지난해 약 26조5917억원으로 약 76배 성장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현재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지분 1.96%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무신사가 9년만에 처음이다. 한국 비상장 '유니콘(가치 1조원 이상 기업)'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다.

무신사도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다. 2018년 1073억원 수준이었던 연 매출은 2022년 7083억원으로 약 7배 성장했다. 현재 성장 속도라면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쿠팡과 무신사는 전례없던 혁신을 앞세워 오프라인에 바탕을 둔 기존 유통 대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고속성장하고 있다. 쿠팡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평가절하했던 익일배송과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 무신사는 2009년 셀렉트샵 형태의 패션 플랫폼을 선보인 이후 백화점과 가두매장 중심의 국내 패션 시장의 중심축을 현재의 온라인 전성시대로 앞당겼다.

입점 중소·신진 업체들의 매출 확대에도 기여했다는 점도 닮았다.

쿠팡에 따르면 자체브랜드(PB) 곰곰 단백질바를 납품하는 중소기업 에스앤푸드의 2022년 매출은 30억원으로 입점 초기였던 2019년과 비교해 15배 이상 증가했다.
PB 제품 제조 중소업체의 지난해 평균 매출 성장률은 36%로 쿠팡의 전체 매출 성장률(26%)를 웃돈다.

무신사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없이 무신사에 입점해 콘텐츠 제작, 브랜딩, 마케팅 등을 지원받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업계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초창기 무신사 입점 브랜드로 합류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은 현재는 연 매출 4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18년 론칭된 여성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는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넘어섰고 일본을 포함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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