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빠진 키움, '핵인싸' 도슨 등장…"동료들 텐션 높이겠다"
2023.07.27 06:31
수정 : 2023.07.27 06:31기사원문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최근 키움 히어로즈의 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이정후(25)를 부상으로 잃으면서 전력에 큰 누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가운데 새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28)의 합류는 반갑다. 도슨은 에디슨 러셀의 대체 외인으로 후반기부터 팀에 합류했다.
사실 '이름값'으로는 큰 기대가 되지 않았다. KBO리그에 오기 직전 몸을 담았던 곳이 메이저리그도, 마이너리그도 아닌 미국 독립리그였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긴 하지만 통산 4경기에서 6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계약 총액도 8만5000달러(약 1억800만원)로 웬만한 1군 국내선수보다도 낮은 몸값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도슨은 이같은 우려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신념이 '열심히 하면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이라면서 "어디에 있든 열심히 땀 흘렸고 부끄럽지 않게 해왔다. 그 결과로 지금 키움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도슨은 한국 무대 첫 2경기에서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22일 롯데전에선 데뷔 첫 안타를 결승 타점으로 연결했고, 이튿날 롯데전에선 데뷔 첫 홈런과 함께 3안타 3득점 2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도슨의 쾌활한 성격이다. 팀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송성문 등 동료들과 장난을 치고, 훈련 도중에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등 '핵인싸'로 주목을 받았다.
의도된 것이 아닌 도슨 본연의 성격이다. 그는 "원래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다. 춤을 추거나 웃어보이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KBO리그는 노래나 응원 문화가 잘 돼 있어서 경기를 할 때도 '리듬'을 준다"며 웃어보였다.
많은 팬들이 야구장에 들어차는 것 역시 '핵인싸' 도슨에게는 즐거운 일이다.
그는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20~30명의 관중 앞에서 야구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0배 이상 많은 관중들 앞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와서 동료들, 음식, 모든 것이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많은 팬들과 그들의 응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후가 빠진 키움은 현재 분위기 쇄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도슨의 합류는 반갑게 느껴진다. 공교롭게도 도슨은 이정후가 이탈한 이후 이정후의 '3번타자 중견수' 자리를 이어받고 있다.
도슨은 "팀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이정후는 모든 면에서 기여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누구도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다"면서 "나 역시 이정후의 플레이를 보지 못하게 돼 슬프긴 하다. 그러나 일단은 하나 둘씩 팀에 도움이 되고 기여가 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지 경기 내에서의 활약 뿐 아니라 그의 성격 역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슨 스스로도 '벤치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팀원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함께 웃으며 텐션을 올려주고 싶다"면서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좋든 나쁘든 언제나 미소 짓고 활기를 불어넣어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야구는 '팀 스포츠'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도슨의 지론이다.
그는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 기록보다도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개인 기록이 잘 나오기 위해서라도 팀원들과의 좋은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