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싫다" 美산속 캠핑장으로 떠난 가족, 1년만에 숨진 채 발견
2023.07.27 07:53
수정 : 2023.07.27 09: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로키산맥의 한 캠핑장으로 떠난 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세상이 싫다며 떠난 이들은 약 1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는데 지난 겨울 극심한 추위나 영양실조 탓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거니슨 카운티 보안관실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57분께 로키산맥의 골드크릭 캠핑장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이 사람 시신을 발견했다며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심하게 부패한 시신 1구를 확인했다. 이튿날 현장을 찾은 수사관들은 인근에서 부패한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의 신원이 레베카 밴스(42)와 그녀의 14세 아들 그리고 밴스의 여동생인 크리스틴 밴스(41)로 확인됐다.
거니슨 카운티 검시관은 "발견된 이들 모두 콜로라도 스프링스 출신이며, 텐트 안에서 통조림 음식을 먹으며 연명하다가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나 영양실조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의 거처에서 발견된 유일한 음식은 라면 한 봉지뿐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발견된 캠핑장은 작은 시골 마을인 거니슨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레베카와 크리스틴 밴스의 이복 자매인 자라 밴스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지난 몇 년간 세상의 상황에 낙담해 있었고, 지난해 7월 산속에서 영구적으로 살겠다며 콜로라도 서부 골드크릭 캠핑장으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베카는 세상을 두려워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그런 인식이 더 심해져 자연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믿었고 크리스틴은 처음에는 같이 갈 계획이 없었다가 그들(언니와 조카)과 함께 있으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 마음을 바꿨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 세상이 무서운 건 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 압도당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이들과 비슷하게 세상을 등지는 방식을 택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