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반대매매 공포...위탁매매 미수금 25% 증가

      2023.07.28 05:00   수정 : 2023.07.2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한 뒤 갚지 않은 위탁매매 미수금이 급증하고 있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5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4660억원보다 24.01% 증가한 수치다. 연초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연초 위탁매매 미수금은 1927억원으로 7개월여만에 199.90% 급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채권 등 거래에 따라 받아야 하는 미수채권이다. 대부분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등에서 발생한다.

만약 해당 금액이 기한 내 변제가 안 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 주가가 급락한 상태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경우 투자원금을 넘어선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탁매매 미수금이 증가하는 것은 증시 낙폭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실제 2차전지주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2차전지 종목들에 대한 빚투가 늘어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179억원으로 25일에 이어 이틀 연속 2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가 20조원을 웃돈 것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특히 포스코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빚투 규모도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4일 기준 포스코홀딩스를 포함한 포스코그룹주 6곳의 신용융자잔고는 1조815억원에 달했다. 포스코홀딩스(5837억원), 포스코퓨처엠(3223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756억원), 포스코엠텍(436억원), 포스코DX(357억원), 포스코스틸리온(205억원) 등이다.

2차전지 열풍에 빚투는 늘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포스코인터내셔널(-21.74%), 포스코DX(-19.86), 포스코스틸(-17.38%), 포스코퓨처엠(-13.21%) 등 포스코그룹주는 전날보다 낙폭을 더욱 키웠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는 100만원선 무너졌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17.25% 떨어졌다.

당분간은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2차전지 종목에 수급 쏠림이 컸던 만큼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쏠림이 컸던 만큼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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