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 틈타 차익' 필립모리스에 1천억 추징...대법원 "정당"

      2023.07.27 18:40   수정 : 2023.07.27 18: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법원이 담뱃세 인상 전 재고를 쌓아두다가 가격이 오르자, 판매해 차익을 얻은 한국필립모리스에 1000억원 세금을 부과한 과세당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필립모리스가 국세청을 상대로 낸 개별소비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필립모리스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지난 2015년 1월 정부는 담뱃세를 인상했다.

담배에 20개비당 594원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담배 소비세도 인상하면서 담배 가격도 1갑에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필립모리스는 담뱃값이 인상 직전인 2014년 9월~12월 전산시스템을 조작하거나 제조장에서 임시 창고로 옮기는 방식으로 담배를 판매한 것으로 가장하고 1억9100만여갑을 쌓아둔 뒤, 담뱃값이 오르자, 이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담배의 경우 통상 제조공장에서 반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데, 담뱃세가 인상되기 전에 담배가 판매된 것으로 꾸민 것이다.

국세청은 필립모리스가 임시창고를 이용해 가장, 허위 반출로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고 보고 997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필립모리스는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2심 법원은 필립모리스의 손을 들어줬다.
담배가 제조공장에서 임시창고로 옮겨진 시점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담뱃세 인상 차액을 얻기 위해 통상적인 거래 형태에서 벗어나 제조장에서 일시적인 방편으로 마련된 장소로 담배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제조장에서 반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전산시스템 조작에 대해서도 "실제로 담배가 반출된 시점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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