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언제 오세요?"..숨진 주인 기다리며 집터 지킨 봉화 반려견

[파이낸셜뉴스]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인을 잃은 개가 마치 주인을 기다린 듯 집 인근에만 머물다 12일 만에 동물구조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28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5시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60대 A씨가 숨졌다. 이 사고로 A씨가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다리를 크게 다쳤다.

산사태로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이 개는 집 옆에 있는 개울가에서 12일간 머물다가 주민 이병욱씨(68)에 의해 발견됐다.

이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낑낑'거리는 소리를 듣고 개울가를 살펴보다가 산사태로 숨진 A씨의 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동물구조단체에 구조요청을 했고, 동물구조단체 케어는 지난 27일 현장에 도착해 개를 구조한 뒤 서울로 데려갔다.

케어 관계자는 "개가 뒷다리를 크게 다쳐 특수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씨는 "숨진 A씨가 생전에 개들을 많이 이뻐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A씨가 아끼던 강아지를 살려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e-mail]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