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새로운 통일부”…尹 ‘대북지원부’ 질책에 조직개편

      2023.07.28 18:31   수정 : 2023.07.28 18: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은 28일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모습’을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통일부에 대해 ‘대북지원부’라 칭하며 질책한 데 따른 것으로, 곧장 조직 개편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 취임사에서 “지금 국민들은 통일부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며 “변화된 남북관계와 냉엄한 국제정세를 직시하고 시대적 흐름과 보편적 가치를 고려한 통일부의 새로운 역할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는 1969년 설립 이래 남북관계와 국정정세의 흐름에 발맞추고 때로는 선도하면서 통일·대북정책을 꾸준히 발전시켜왔지만, 그간 노력이 무색하게도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됐고 한반도 평화는 불안정하기만 하다”며 “이런 때일수록 오로지 ‘가치와 원칙’에 입각해 통일·대북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게 한반도 문제를 가장 올바르게 풀어내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언급한 가치와 원칙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추진’이라는 헌법 제4조라고 설명하면서 윤 대통령의 지난 4월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도 담겨있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유는 평화를 만들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 그리고 자유와 평화는 창의와 혁신의 원천이고 번영과 풍요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남북관계의 일시적 부침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으며 긴 호흡을 갖고 분명한 원칙하에 정책을 추진해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며 “당장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해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할 게 아니라 명확한 통일비전을 바탕으로 국격과 국민 기대에 맞게 흔들림 없이 원칙을 견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핵심과제로 △담대한 구상(윤 대통령이 제안한 대북지원책)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 협상 유도 △북한정권에 의한 인권 문제 개선 △올바른 대북관 교육과 북한 실상 알리기를 통한 통일 준비 등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새로운 통일부의 출발을 위한 조직개편 단행을 밝혔다. 그는 “변화된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업무역량을 강화키 위한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쇄신의 노력을 해나가자”고 했다.

조직개편에 관해선 문승현 차관이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정원의 15% 정도인 80명이 축소되는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부연설명을 내놨다.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분야를 맡은 교류협력국과 남북회담본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남북출입사무소 등 4개 조직을 통폐합하고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등을 담당하는 장관 직속 납북자대책반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문 차관은 “남북 대화와 교류가 제로인 상황을 반영해 조직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남북교류 부서들을) 통폐합하는 것이며, 남북대화 수요가 발생하면 바로 재편할 기관을 마련하는 선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를 담당하는 납북자대책반을 장관 직속으로 신설해 조직의 어젠다이자 장관 어젠다로 챙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직개편안은 세부사항 확정 뒤 행정안전부 협의를 거쳐 직제령 개정으로 이어져서 내달 하순 완료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김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 장관 지명 철회 요구에 여야가 대립하면서 윤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한 기한인 전날까지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해서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장관은 15명째가 됐다.
민주당은 김 장관이 유튜브를 통해 극단적인 대북관을 보여 통일부 장관으로 적합하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임명을 강행한 건 협치 의지가 없는 것이라 비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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