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관련 공무원 줄소환 임박…이르면 오늘부터
2023.07.31 06:05
수정 : 2023.07.31 06:05기사원문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청주 오송 참사 전반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부터 관련 공무원들을 줄줄이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수사본부는 이번 주부터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된 공무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대상자들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데, 이르면 이날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는 우선 국무조정실이 수사의뢰한 공무원 36명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한 뒤 참고인 등 관련자들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본부는 1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오송 참사 원인과 대응부실 등 관련한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충북도청, 청주시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 5곳에 대해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벌여 자료와 압수품 등을 확보했다. 압수품에는 국무조정실이 수사의뢰한 34명 공무원들과 감리업체 관계자 등의 휴대전화도 포함 돼 사고 당시 적절한 대응을 했는 지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
수사방향은 국무조정실이 의뢰한 내용을 토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행복청은 붕괴된 임시제방 관리·감독 부실과 미흡한 대응으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충북도와 청주시는 미호강 범람 위기 통보를 받고도 교통통제 등 비상상황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수사를 받게 됐다.
충북경찰청은 참사 직전 두 차례의 신고를 받고도 실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종결 처리했고, 충북소방본부도 신고를 받았으나 유관기관에 전파하지 않는 등 부실한 대응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이런 내용으로 의뢰한 수사 대상은 충북도청(도로관리사업소) 9명, 행복청 8명, 충북경찰청·청주시 각 6명, 충북소방본부 5명, 민간인(공사 관계자) 2명 등 모두 36명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만 벌여도 그 수가 많은데다 방대한 양의 압수품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자칫 수사가 장기화 될 경우 여론악화에 대한 부담이 있어 소환조사와 압수품 분석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이 사고의 본격수사를 위해 수사본부까지 차린 경찰에서 수사를 가져간 만큼 강도높은 수사를 통해 수사력을 보여줘함은 물론 사태조기 해결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자치단체장 등의 중대재해처벌법 중 중대시민재해 조항이 적용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하지만 현재는 수사의뢰 된 36명과 함께 행복청장 등 정무직 고위공직자들만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등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 결함으로 재해가 발생해 1명 이상이 숨지거나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면 적용된다.
이번 참사는 행정적 부실로 인해 발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붕괴된 임시제방이나 지하차도 내부에서 작동하지 않은 배수펌프 등을 고려하면 중처법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여론이다.
한 법조계관계자는 "오송 참사 수사의 주체인 검찰이 지난주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고 먼저 이번 수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국무조정실로부터 수사의뢰된 36명의 공무원과 감리단 등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수사과정에서 현재까지 국조실 조사나 언론을 통해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금명간 사법처리 대상자가 드러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충북도와 청주시가 오송지하차도의 관리권과 관할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을 빚는 데 중요한 건 관리와 관할 모두 제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고시점과 지시 여부 등 수사 상황에 따라 사법처리 수위와 대상이 달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5일 미호강 제방이 유실되면서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완전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미호천교 개축 공사를 위해 쌓은 임시 제방이 폭우로 늘어난 유량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서 하천수가 급격히 쏟아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