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이어 잇단 살인예고… 인적 끊긴 신림동 골목

      2023.07.31 18:16   수정 : 2023.07.31 18:16기사원문
지난 7월 21일 14시 7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이후 찾은 신림역 주변의 풍경은 생경하기까지 했다. 늘 사람으로 북적이던 곳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사건의 현장인 동시에 또 다른 살인을 예고하는 글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으니 방문을 꺼리는 것이 당연했다. 생업을 이어가는 상인들과 거주하는 주민들도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살인 예고글에 불안한 주민·상인들

7월 31일 오후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장소 인근 골목은 한산했다. 사건 현장에 마련됐던 추모 공간은 지난 28일 아침 신림동 상인회 측에서 정리했지만, 골목 안쪽에는 경찰관 2명이 짝을 지어 순찰을 나서 사건 현장 인근임을 짐작게 했다.

신림역 상권은 유동인구가 서울 안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지역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과 신림선 신림역 일평균 이용객은 2022년 기준 11만1362명이다. 사건 현장을 포함한 '별빛 신사리상권'은 지난 2022년 유동인구는 평균 90만명을 기록했다.

사건 발생 이후 시민 불안감은 더 커졌다.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일대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예고성'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잇따라 올라오고 있어서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만 총 6건이다. 지난 30일에는 온라인 게임 게시판에 '월요일 신림역에서 남성 20명을 살인하겠다'는 살인 예고 글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최모씨(24)는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신림동에 들렀는데 빨리 이동 하려고 한다"면서 "아까 예고글이 올라왔다는 기사를 보고 불안한 마음이라 앞으로는 오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1인 가구의 불안감도 크다. 신림동은 지난 2022년 기준 1인 가구 수가 행정동 중 4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신림동으로 이사 온지 얼마 안됐다는 김모씨(25)는 "언제 어디서든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호신용품을 구비했다"고 했다.

■상권 침체는 '불가피'

인근 상인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고통을 겪고 있었다. 사건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방탈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지난 주말은 평소보다 30% 정도 매출이 떨어졌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직접 가게 안을 둘러봐라, 텅텅 비었다"며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가게 안에는 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신림동 원룸촌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50대 공인중개사 B씨는 "사건 이후로 원룸 문의가 뚝 끊겼다"며 "특히 딸 가진 부모들이 어떻게 이곳에 자식을 보낼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 관악경찰서는 주민과 상인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신림역 일대 방범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신림지구대 순찰차 2대를 신림역 인근에 거점 배치하고 당곡지구대 순찰 범위를 신림역까지 확대했다.
강력팀은 검문 등 형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동대원 6명은 골목을 상시 순찰하고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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