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쏠림 완화" "변동장 지속"… 증시 엇갈린 전망
2023.07.31 18:45
수정 : 2023.07.31 18:45기사원문
7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8월 코스피 예상밴드를 2440~2750으로 제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다음달 미국 잭슨홀 미팅(24∼26일)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기업실적, 2차전지 수급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방향성을 다시 탐색하는 구간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변동성'이다. 2차전지 관련주에 수급이 쏠리면서 지수가 급등락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7월 26일 4.18% 하락했지만 28일에는 3.39% 올랐다.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것은 2차전지주다. 코스닥시장의 '황제주'로 등극한 에코프로가 장중 150만원을 터치한 7월 26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2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피시장에서도 36조3000억원의 주식이 거래됐고, 증시 전체 거래대금은 2021년 1월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이날 에코프로의 주가는 5.03% 떨어졌고, 이튿날에도 19.79% 급락했다. 그러나 28일(12.08%), 31일(9.33%) 큰 폭으로 반등하며 120만원선을 회복했다. 7월 25일 이후 5거래일 연속으로 하루 5%가 넘는 등락률을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테마로의 자금 쏠림과 엄청난 주가 변동성이 모두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거래가 갑자기 활성화된 이유는 2차전지의 성장 기대감과 이전보다 완화된 자금조달 환경에 기인한다. 특히 산업 성장도 중요하지만 금리 변화가 자금 쏠림을 자극했다"며 "4% 후반의 가계대출금리와 평균 5% 후반대의 마이너스대출금리는 연초와 비교하면 레버리지 사용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 흐름이 2차전지 테마에 투자한 사람들의 바람대로 간다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상당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불안 요소"라며 "최근 투자주의종목과 투자경고종목이 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마당에 투자경보가 뜬 종목을 지켜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투자 과열 분위기는 여러 지점에서 나타난다. 증시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6월 초 50조원대로 떨어졌다가 7월 27일에는 58조원대로 올라섰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수로 불리는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3개월 만에 20조원을 돌파했다.
4000억~5000억원에 머무르던 위탁매매 미수금도 7월 28일 7734억원으로 치솟았고, 미수금 대비 반대대매 금액 비중도 11.6%까지 높아졌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을 선도하는 주도주와 업종 쏠림은 늘 있었지만 7월의 흐름은 극단적이었다"면서 "지금은 펀더멘털(기업의 기초체력)보다 투자자들의 심리와 프로그램 수급 영향력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에 대한 기대로 많이 오른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신중한 종목 선택과 매매 시점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최근 증시에 가해진 충격이 국내 증시에서 쏠림 현상을 완화해줄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거래 융자잔고 모두 7월 27일 이후 하락세를 보인 때문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로의 쏠림이 시장 변동성을 만들었지만 시장의 추세가 바뀔 이벤트는 아니다"며 "지나친 쏠림에서 일부 유동성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뿐, 경기와 관련된 부분에서 변화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