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샌들' 버켄스탁, 9월 IPO 추진...시총 80억달러 규모
2023.08.01 03:41
수정 : 2023.08.01 03:41기사원문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애용한 샌들로 유명한 독일 버켄스탁이 늦어도 9월 중에는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이 80억달러(약 10조원)를 넘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재 비상장사인 독일 버켄스탁이 오는 9월 공모주를 발행해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켄스탁은 현재 사모펀드 L 캐터튼 소유다. L 캐터튼이 상장을 결심하느냐가 버켄스탁의 운명을 가른다.
버켄스탁은 사실상 프랑스 명품 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이 소유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유주인 L 캐터튼 주주가 LVMH와 LVMH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 가문 등이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L 캐터튼은 상당수 사모펀드들이 보유 기업들 상장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길이 막힌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뉴욕증시에서 대박을 터뜨린 특이한 이력도 있다.
7월초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해 4억달러 이상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인공지능(AI) 온라인 화장품 업체 오디티테크 소유주가 바로 L 캐터튼이다.
IPO 시장에 새싹이 움트는 가운데 L 캐터튼이 시장 재기의 최대 수혜주가 되고 있다.
소식통 가운데 한 명에 따르면 L 캐터튼은 9월이 가기 전에 버켄스탁을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버켄스탁은 약 250년 된 업체다. 1774년부터 샌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2021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사모펀드 자금을 갖다 썼다.
당시 L 캐터튼은 버켄스탁 기업가치를 40억유로(약 5조6000억원) 규모로 평가해 돈을 댔고, 최대 주주가 됐다. 버켄스탁 가문 구성원 2명이 나머지 소수 지분을 갖고 있다.
버켄스탁은 사모펀드에서 투입된 자본을 중국, 인도 같은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데 투자하고, 온라인 사업도 확대하는데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버켄스탁은 주로 독일 공장에서 샌들을 만든다. 직원 수는 약 3000명이다.
샌들이 주력이지만 다른 신발류 역시 생산한다. 전세계 약 90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L 캐터튼은 2016년에 만들어진 사모펀드다.
아르노의 가족 지주회사와 아르노 회장의 LVMH, 그리고 미 사모펀드 캐터튼이 합병해 만들어졌다.
합병 뒤 회사 규모는 엄청나게 불어나 지금은 운용자산 규모가 300억달러에 이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